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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식시장 돌파구는-상] '모멘텀 갈증' 빠진 한국증시, 재조명되는 '가치투자'


입력 2018.08.20 06:00 수정 2018.08.20 01:29        이미경 기자

불확실성 장세…테마성 대신 미래가치에 중점

산업구조 취약 우려…지속가능한 이익기업 주목

최근 모멘텀이 부재한 증시 환경속에서는 장기적 안목으로 추세적인 반등을 노리는 가치투자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모멘텀이 부재한 증시 환경속에서는 장기적 안목으로 추세적인 반등을 노리는 가치투자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갈등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터키 리라화 급락 여파로 신흥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는 등 대외 변동성은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대외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 상장사들의 실적도 먹구름이 잔뜩 끼며 향후 증시 전망의 눈높이는 한껏 낮아진 상태다.

안갯속 장세가 지속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내외 불안이 지속되며 종목선별도 쉽지 않아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국내 주식시장은 그동안 각종 테마주를 활용한 단타매매가 기승을 부리며 기업가치에 주목하는 장기투자는 외면받아 왔다.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하는 가치투자가 활황기때 항상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모멘텀이 부재한 증시 환경속에서는 장기적 안목으로 추세적인 반등을 노리는 가치투자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불확실한 장세…기업가치에 주목하는 가치투자 접근방식 유효

시장에서는 최근 불확실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치투자 대가들의 모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초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등 3인의 가치투자 대가들은 펀드 운용보고회 토론회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박스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가치에 주목하는 장기투자가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치투자 대가들이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맥락과 다르지 않다. 가치투자란 시장 변화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기업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전략이다.

실제 증시 반등 모멘텀이 부재할때마다 가치투자는 빛을 발했다. 대내외 이벤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저평가된 우상향 기업에 주목하는 가치투자가 최근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년간 가치투자는 시장을 아웃퍼폼하며 기대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20일 에프엔가이드에서 집계한 가치주펀드 5년 누적 수익률은 집계한 가치주펀드 수익률은 20.04%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ETF펀드 수익률이 -17.10%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가치주의 분류별 연간수익률은 2012년(1만1414%), 2013년(1만532%), 2014년(1026%), 2015년(7141%), 2016년(-3560%),2017년(1만3881%)까지 수익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5년간의 수익률 집계를 보면 2016년을 제외하고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대외적인 변동성이 크지만 결과적으로 저평가된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의 수익률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종목들과는 다른 차원의 결과물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장기투자 문화가 뿌리내리기에는 국내 주식투자 문화가 가야할길이 멀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간 증권사 영업점들이 매매 회전율을 높이고 성과보수를 위해 단타매매를 부추긴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저평가된 종목이 빛을 발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장기투자 방식과는 정반대의 투자 방식이 국내 주식시장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남북경협주, 테마주 아닌 미래가치 반영한 가치투자로 접근해야

가치투자가 기업가치에 주목을 하지만 향후 장기투자 가치가 높은 종목들이 더 많이 발굴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익지속성과 이익의 예측가능성에 주목하는 가치투자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편향된 산업구조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그만큼 경제 전반에 타격이 커질 수 있는데 이를 대체할 업종이 많지 않아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가장 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산업구조 취약성인데 우리나라에 반도체와 철강, 화학, 조선과 같은 주식이 과도하게 많다는 것이 우려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주가가 부진한 것은 시장이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사실 반도체 외에는 경쟁력있는 주력사업이 없는 것이 사실이고 오히려 중국에 떠밀려 가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가치투자 대가들은 남북경협주에 주목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국내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인구감소와 산업 경쟁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30년간 7대 경협사업 효과로 170조원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해 12월 내놓은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 2047년까지 30년간 7대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성장 효과를 총 169조4000원으로 추산했다.

단순히 남북경협주 테마주가 아닌 향후 미래가치를 반영한 가치투자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가치투자 대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남북경협주도 향후 예측가능성의 측면에서 봐야하는데 기반시설산업, 생산기지 역할, 소비시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종목을 주목해야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려면 에너지나 소비재쪽 산업이 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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