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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상호 "내 연기 볼 때마다 창피해…부족함 느껴"


입력 2018.08.16 09:23 수정 2018.08.19 10:48        부수정 기자

영화 '목격자'서 형사 재엽 역

"아파트서 일어난 이야기에 매력 느껴"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뉴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뉴

영화 '목격자'서 형사 재엽 역
"아파트서 일어난 이야기에 매력 느껴"


배우 김상호(48)는 장르와 캐릭터 가리지 않는 '전천후 배우'다. 그는 맡은 캐릭터를 특유의 매력으로 소화하며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김상호만이 할 수 있는 연기다.

이번엔 집단 이기주의에 맞닥뜨린 형사 역이다.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를 통해서다. '목격자'는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을 목격한 상훈(이성민)과 그를 목격한 살인마의 숨 막히는 추적을 그린다.

영화는 상훈이 우연히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되며 벌어지는 추격전을 통해 관객에게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또 아파트 한복판에서조차 목격자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내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현대인들의 집단 이기주의, 목격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제보율이 낮아지는 방관자 효과(제노비스 신드롬) 등 현실과 맞닿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상호는 극 중 형사 재엽 역을 맡았다.

13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김상호는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더 잘 나왔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주거 공간이 지옥이 됐을 때 벌어지는 이야기가 재밌었다"고 밝혔다.

이어 "재엽이가 부딪치는 집단 이기주의에 공감했다"며 "재엽은 기존 영화에 나오는 형사와는 달라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간 나온 영화 속 형사들은 현장에 가서 단서들을 잡고, 범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근데 재엽은 집단 이기주의에 막혀서 범인을 따라가지 못하죠. 공권력이 집단 이기주의에 막혀서 울리는 소리가 포인트였어요."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고 털ㅇ놨다.ⓒ뉴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고 털ㅇ놨다.ⓒ뉴

실제로 집단 이기주의를 느꼈는지 묻냐 "집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현장에서는 내 의견을 스스로 피력하는 편이다"고 했다.

극 엔딩에 대해선 "내가 범인을 잡아버리면 내가 주인공이 된다"며 "공권력이 범인을 잡는 영화가 자주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VIP 시사 반응을 묻자 "뒤풀이 장이 꽉 찰 정도로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김상호는 '배우 김상호'의 장점을 '편안함'이라고 꼽았다. 시골에 있으면 시골 주민이라는 소리를, 해외에 있으면 현지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단다.

사이코패스 역할 제의가 온다면 어떨까. "감독님께 물어볼 것 같아요. 캐릭터가 이해되고 공감이 된다면 하겠죠."

영화엔 연쇄살인범 태호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극 말미 상훈이 묻자 재엽은 "목적이 없다.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그냥 사람을 죽인 것이다. 논리는 없다"고 답한다. "저도 대본을 보고 궁금했죠. 태호가 왜 죽이는지. 근데 마지막 대사를 보고 이런 놈이구나 싶었습니다."

극 중 재엽과 태호는 거의 마주한 적 없다. 곽시양과의 호흡을 묻자 "자신만만한 모습이 기억이 남는다"며 "성민이 형이 시양이 보고 '섹시한 배우'라고 평했는데, 그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성민과 호흡을 묻자 "연기 잘하는 분과 호흡하면 편안하다"며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자신의 연기를 볼 때마다 창피고, 부족한 모습을 본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뉴 영화 '목격자'에 출연한 배우 김상호는 "자신의 연기를 볼 때마다 창피고, 부족한 모습을 본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뉴

1994년 연극 '종로고양이'로 데뷔한 김상호는 '즐거운 인생'(2009), '식객'(2007), '전우치'(2009), '모비딕'(2011), '특수사건 전담반 TEN'(2011), '소원'(2013), 특수사건 전담반 TEN 2(2013), '해무'(2014), '뷰티 인사이드'(2016), '조작된 도시'(2017), '보통사람'(2017), '미씽나인'(2017) 등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배우'다

김상호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고 했다.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좋단다. "장면 만들어내는 게 재밌습니다. 조금 더 치밀하게 만들고, 스스로 말이 되는지 자문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요. 결과가 잘 나오면 기분이 좋고요. 항상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덜 받는 편이에요. TV 드라마에선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영화는 결과물이 잘 됐을 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웃음)."

김상호는 '목격자'에 이어 '협상'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난 개봉 시기가 좀 떨어져 있어 부담스럽진 않다"고 했다.

김상호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다. 오랫동안 연기한 그는 "자신의 연기를 볼 때마다 창피고, 부족한 모습을 본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목격자'는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등 대작들과 맞붙는다. "성수기를 목표로 찍은 영화가 아니에요. 여름 시즌에 포진된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많이 봐주셨으면 해요. 흥행 예측이요? 전혀 안 맞아서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요. 하하."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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