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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의 '정치특검 만들기' 절반의 성공


입력 2018.08.11 01:00 수정 2018.08.11 03:15        이충재 기자

SNS, 간담회, 포토라인서 '단일 메시지'…"진실특검 돼 달라"

소환서 손 흔들며 '당당함' 연출했지만 정치적 치명상 불가피

SNS, 간담회, 포토라인서 '단일 메시지'…"진실특검 돼 달라"
소환서 손 흔들며 '당당함' 연출했지만 정치적 치명상 불가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두번째 소환조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두번째 소환조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다."

'드루킹 댓글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10일 특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이같이 말했다. 특검에 임하는 김 지사의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자신의 페이스북과 기자간담회, 두 번의 포토라인 등에서 "정치 특검이 아닌 진실 특검이 돼 달라"고 했다. '정치특검' 낙인찍기를 통해 특검에 부정적 굴레를 씌우는 전략의 일환이다.

정치서열 2인자의 '정치특검' 낙인찍기

법조계 안팎에선 김 지사의 법리적 방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 최측근', '정권실세', '2인자'로 통하는 김 지사다. 본인은 "정치특검"을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법부가 정권실세에 대한 판결에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미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수사당국의 김 지사를 향한 미온적 수사와 '정치적 배려'가 작용했다. 특검이 출범한 것도 부실수사 시비 등에 따른 것이었다. 뒤늦게 특검 수사가 시작됐지만 관련 증거 상당수는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 머릿속엔, 당당함, 폴리틱, 성공적'

그만큼 김 지사 입장에선 법리적 대응 보다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두 차례 특검 소환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당당한 모습을 연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피의자 신분인 그가 특검을 향해 "진실특검이 되길 부탁한다"며 훈계조로 몰아세워도 어색함이 없어 보였던 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사격도 한몫했다. 여당 지도부는 물론 당권 후보들까지 나서서 "김 지사를 흠집 내고 망신 주는 특검"이라고 특검에 포화를 쏟았다.

정부여당 눈치 보는 '정치 특검' 신세로 전락

이에 특검은 정권과 집권여당의 눈치를 봐야하는 '정치 특검' 신세로 전락했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김 지사의 소환조사 당일 정례브리핑도 걸러야 했다. 정치적 논란을 막겠다는 취지라고는 하지만, '특검법 제12조'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브리핑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결국 김 지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특검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김 지사의 '정치특검' 전략이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까지 드러난 거짓말과 말바꾸기 해명만으로도 '부도덕한 정치인'이란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치권에선 그를 '바둑이'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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