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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지 역행마라" 美강경파 입막는北…북미정상회담 포석?


입력 2018.08.10 09:26 수정 2018.08.10 09:29        이배운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솔솔’…양 정상 이해관계 일치

대북 강경주장 축소해 선제적으로 협상력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9일 담화를 통해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 인사들을 비판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대북 최대압박 주장을 견제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포석을 깔아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담화문은 “우리의 선의적인 조치들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조미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일부 미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역행한다”며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들면서 대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여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담화문이 언급한 ‘일부 고위관리’는 최근 핵협상 정체 국면에서 북한에 강한 압력을 넣고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담화문은 이어 “조미수뇌분들(북미정상)의 뜻을 받들어 조미사이에 신뢰를 쌓아가면서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을 단계적으로 성실히 리행해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은 이제라도 우리의 성의에 화답해야 한다”고 북미 대화의 끈을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트럼프 대통령과 강경파 인사들을 분리해 비판하는 패턴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월 1일 논평을 통해 “역사적인 대용단에 의해 조미간에 대화가 진행되고 공고한 평화에로의 문어구에 들어서는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정객들이 말 한마디, 단어선택 하나에도 신중성을 부여해야 할 때”라며 “부적절하고 심중치 못한 말마디 하나에 력사가 달라지고 세계지도가 고쳐 그려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미 정상이 강력한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압박으로 일관하다가는 회담 테이블을 걷어 찰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대북 강경파 인사들의 입막기에 나선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 물밑작업에 들어간 한편, 강경주장을 축소시켜 선제적으로 협상력을 높이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강력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2차 회담의 날짜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무렵이 될 것”이라며 “최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 교환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이 2차 대면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핵 합의에 진전을 이루면서도 각자의 국내 정치적 문제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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