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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나는 박병호·김현수 ‘불편한 불방망이’


입력 2018.08.12 06:50 수정 2018.08.12 15: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박병호 한 달 결장에도 홈런왕 경쟁

김현수 MVP모드, 완전체 타자로 진화

국내 복귀 후 특급 모습을 되찾은 박병호와 김현수. ⓒ 연합뉴스 국내 복귀 후 특급 모습을 되찾은 박병호와 김현수. ⓒ 연합뉴스

2018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는 커다란 파도 하나를 맞았다. 바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로 유턴한 선수들이다.

황재균이 일찌감치 복귀를 선언, 4년간 88억 원의 특급 대우를 받으며 kt 유니폼을 입었다. 황재균에 이어 김현수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액수는 4년간 115억 원에 LG로 이적했고, 끝까지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접지 않았던 넥센 박병호가 15억 원의 연봉으로 대우를 받았다.

특히 국내에 있을 때 특급 타자로 군림한 박병호와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는 큰 귀감으로 남을 전망이다. 두 선수는 각각 홈런왕과 타격기계라는 수식어와 함께 장타와 안타 생산 부문에서 리그 최고 수준을 선보인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출발은 좋았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기대했던 대로 홈런을 양산했고,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잔류한 김현수도 많지 않은 기회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3할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메이저리그의 분석 시스템은 이들의 약점을 단번에 간파했고 기량의 한계를 실감한 박병호와 김현수는 국내 유턴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짧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경험한 황재균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개막 전, 많은 야구팬들은 국내로 복귀한 이들의 성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미국으로 떠나기 전보다 나은 성적표를 뽑아낼 기세다.

박병호는 부상으로 한 달 정도 결장했음에도 30홈런 고지에 오르며 홈런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타석당 홈런은 리그 전체 1위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만약 부상이 없었다면 벌써 40홈런을 터뜨렸을지도 모를 박병호다.

김현수는 완전체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홈런은 다소 부족할지언정 특유의 안타생산력은 많은 타점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만하면 MVP 후보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해외파들은 복귀 후 기량이 오히려 더 느는 모습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해외파들은 복귀 후 기량이 오히려 더 느는 모습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해외 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왔던 선수들의 대부분은 진출 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게 사실이다. 90~2000년대 일본에 진출했던 이종범과 이병규, 이승엽, 김태균, 이범호 등이 돌아오자마자 특급 성적표를 찍었고, 가장 최근인 이대호 역시 현재진행형인 괴물 타자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래도 KBO리그 시절보다 배우려는 자세를 취하게 되고, 훨씬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다보니 야구 재능이 남다른 이들이 기량이 늘게 된다. 그리고 하위 리그인 국내로 돌아오자 일취월장한 실력이 배가되고 있다.

이는 KBO리그의 경쟁력이 그만큼 뒤처진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복귀 해외파는 물론이고, 국내서 특급으로 군림했던 나바로나 로사리오의 일본프로야구 실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현재 KBO리그의 가장 큰 문제로 투수의 양과 질 동반 하락을 꼽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타고투저 흐름도 여기서 기인하고 있다. 해외리그서 몸담았다가 돌아온 이들의 특급 활약이 반갑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야구의 수준이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라는데 입맛이 씁쓸해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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