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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성 상품 속여 판 보험대리점 무더기 덜미


입력 2018.08.10 06:00 수정 2018.08.10 06:06        부광우 기자

"우수 고객용 상품" 불완전판매 유발한 4곳 등록 취소

체결 계약 1만건 육박…대리점發 고객 피해 우려 계속

저축성 보험을 우수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판 보험대리점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 적발됐다.ⓒ게티이미지뱅크 저축성 보험을 우수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판 보험대리점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 적발됐다.ⓒ게티이미지뱅크

저축성 보험을 우수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판 보험대리점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 적발됐다. 해당 보험대리점들이 이런 식으로 모집한 계약만 1만여건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대리점들의 무리한 영업에 따른 불완전판매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품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안내하며 보험 모집을 벌인 것으로 조사된 제이컵·에이치알지·퓨라·비즈센터 등 4개 보험대리점의 등록이 지난달 말로 취소됐다.

해당 보험대리점들은 과거 다른 대리점으로부터 제공 받은 신용카드회원 정보를 이용, 전화를 통해 보험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소속 설계사들에게 불완전판매를 유발할 수 있는 상품 설명 대본을 사용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신이 파는 저축성 보험이 카드사에서 카드 우수고객을 위해 별도로 개발·제공하는 적립식 상품인 것처럼 안내하도록 했다.

아울러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안내하지 않고 비과세 복리상품 부문만 강조했고, 공시이율의 변동가능성을 설명하지 않고 은행 이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더불어 소멸성 보장성 보험료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월 보험료 전체가 적립되는 것처럼 안내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렇게 유치한 계약은 총 984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는 17억9900만원이었다. 대리점별로 보면 ▲제이컵 3678건(초회보험료 7억9100만원) ▲에이치알지 2709건(3억8300만원) ▲퓨라 2060건(4억200만원) ▲비즈센터 1397건(2억2300만원) 등이었다.

이 같은 무리한 영업은 결국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향후 소비자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불완전판매는 금융 상품 모집인이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이나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보험대리점들은 불완전판매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보험업계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금감원이 그 어느 때보다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걱정을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고객 민원이 유독 많다며 보험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대리점 중에서도 최근 영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독립법인대리점(GA)들의 지난해 신계약 건수 대비 불완전판매 비율은 0.28%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 채널 평균(0.22%)을 웃돌았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비율(0.19%)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지는 수치다.

아울러 이번에 금융당국에 적발된 보험대리점들이 고객 유치에 활용한 텔레마케팅(TM)은 빈번한 불완전판매로 인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끊이지 않는 영업 방식이다. 지난해 TM 채널에서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33%를 나타냈다. 전체 판매 채널 평균 대비 1.5배나 높은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영업을 벌일수록 불완전판매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며 "보험업계가 불완전판매가 빈번한 판매 채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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