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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볼턴 北 합의이행 정반대 평가…강온전략? 내부균열?


입력 2018.08.09 02:00 수정 2018.08.09 06:03        이배운 기자

무조건 압박은 北강반발 야기…대화·압박 절충해 핵담판 주도권

비핵화 진정성 ‘예측불가’…대북정책 혼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워싱턴 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워싱턴 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최근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내미는 ‘강온전략’ 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또다른 일각에서는 대북 정책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적으로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리조트에서 재계 인사들과 만찬자리를 갖고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사항을 잘 지키고 있다"며 비핵화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날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비핵화 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이지만 그들은 아직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무조건 압박은 北강반발 야기…대화·압박 절충해 핵담판 주도권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북한에 대한 대화와 압박을 동시에 추진하는 ‘강온전략’으로 핵 담판의 주도권을 쥐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 상호 신뢰관계 및 대화 의지를 강조하면, 볼턴 보좌관은 북측이 합의를 번복할 수 없도록 분명한 핵화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는 식이다.

이는 대화와 압박 중 한 가지 전략만으로는 북한의 핵무력 강행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압박을 가할 때마다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섰고 이는 어렵게 마련된 북미대화가 무산될 위기로 치닫기도 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유화 제스쳐는 핵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북한 지도부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자칫 핵 위협이 더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와 압박을 절충한 방안을 마련해 핵문제를 진전시키려 하는 것이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두 번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네 번째) 등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CNN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두 번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네 번째) 등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CNN

비핵화 진정성 ‘예측불가’…대북정책 혼선 가능성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 주요 인사들의 대북 발언 온도차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대북정책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에도 북한의 태도가 불분명하고 비밀리에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대두되면서 내부적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7일 칼럼을 통해 측근들의 말을 안 듣기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거칠고 완고한 스타일인 볼턴 보좌관의 불화는 불가피 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두고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태도에 불만이지만 여론을 의식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1일 백악관 보좌관들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좌절감을 느끼며 참모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스캔들’, ‘섹스 스캔들’ 등 국내 정치적 문제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실패론과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인정했다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여당의 대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2020년 대통령 재선거에도 발목을 잡는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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