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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사태 불똥 튈라"…자동차 업계 전전긍긍


입력 2018.08.09 06:00 수정 2018.08.09 09:20        박영국 기자

매년 5200대 화재…결함 아니어도 '불자동차' 매도 우려

BMW 사태 '반사효과' 기대 보다 "빨리 잠잠해지길"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최근 잇따라 일어난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사과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최근 잇따라 일어난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사과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매년 5200대 화재…결함 아니어도 '불자동차' 매도 우려
BMW 사태 '반사효과' 기대 보다 "빨리 잠잠해지길"


"요즘 우리 차 화재 사고 뉴스가 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자동차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BMW 화재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BMW코리아는 잇단 화재 사고로 최근 10만6000여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 조치를 발표했으며, 김효준 회장이 공개 사과하고 보상 계획까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한 업체가 악재를 맞아 판매에 차질을 빚으면 경쟁사들은 반사 이익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경쟁사의 제품이 일종의 ‘대체품’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BMW를 바라보는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BMW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요즘 분위기에 자사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가는 곧바로 비난의 불길이 옮겨 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청주시에서 주행 중이던 한국지엠의 구형 말리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으며, 같은 날 강릉시에서 발생한 주차타워 화재 발생의 원인이 구형 그랜저 차량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물론 이들 사고는 같은 차종에서 동일 원인으로 화재가 반복해서 발생한 게 아닌 오래된 차에서 각각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화재라는 점에서 BMW 사태와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차량 화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심한 상황이라 이런 식의 화재 사고가 해당 브랜드에 좋은 소식일 리 없다.

업계에서는 휘발유나 경유를 태워 엔진을 돌리는 자동차의 특성상 어떤 차종이건 일정 비율의 화재 발생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차량 화재는 5200건이 넘는다. 우리나라에서 운행되는 전체 차량(6월 말 기준 등록대수 2288만대) 중 매년 0.02%가량은 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한 자동차 대수가 많을수록 화재사고도 많이 발생한다”면서 “고열을 내는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라면 제작결함 요인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불이 날 수 있는데, 자칫 BMW 화재 사고와 같은 사례인 것처럼 싸잡아 매도당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BMW 등 독일계 수입차에 시장을 잠식당하며 원망의 눈길을 보내던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이른바 ‘불자동차 이슈’가 빨리 잠잠해지길 바라는 눈치다.

완성차 업체들은 수입차들에 비해 누적 판매가 많아 확률상 이미 판매된 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만큼 더더욱 그렇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같은 원인이 아니더라도 화재가 발생하면 이슈가 옮아올 가능성은 상존한다”면서 “물론 결함 등의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제작사 잘못이 아닌데도 안 좋은 이슈에 휘말리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BMW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관련 이슈가 하루 빨리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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