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채시라 "연기는 운명…도전 정신으로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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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0일 21:05:34
    [D-인터뷰] 채시라 "연기는 운명…도전 정신으로 여기까지"
    MBC '이별이 떠났다'서 영희 역
    "감정신·대사량 때문에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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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10 09:21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MBC '이별이 떠났다'를 마친 채시라는 "이 드라마는 한 여성의 성장기"라고 말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MBC '이별이 떠났다'서 영희 역
    "감정신·대사량 때문에 힘들었죠"


    배우 채시라(50)는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배우다. 세월이 흘러도 열정과 에너지는 그대로다.

    최근 종영한 MBC '이별이 떠났다'는 채시라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늘 그렇듯, 채시라는 이 드라마에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별이 떠났다'는 남편의 바람에 상처받고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킨 50대 여자 서영희(채시라)와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혼란을 겪는 20대 여자 정효(조보아)가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연대와 소통의 이야기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영희 아들 한민수의 여자친구 정효가 "어머님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정효는 출산 전까지 영희와 함께 살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동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채시라는 바람난 남편과 못난 아들 때문에 고통받는 서영희를 연기한다. 엄마로 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세상과 단절된 인물이다.

    ▲ MBC '이별이 떠났다'를 마친 채시라는 "연기는 운명"이라고 강조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7일 서울 청담동 카페에서 만난 채시라는 "대사량과 감정신이 많아서 힘들었다"며 "이 드라마를 여성의 성장기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영희라는 캐릭터에 대해선 "외부와 단절된 채 집에서만 살아가는 영희가 굉장히 흥미로웠고, 원작 속 설정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담배를 피우는 설정은 과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원작 속 삽화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역할이 일상의 엄마라면 안 했을 겁니다. 영희는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었더 캐릭터였죠. 이건 '내가 해도 괜찮겠구나' 했습니다."

    채시라는 영희라는 우울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설정도 제안했다. "여자의 일생에 대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했어요. 시간만 나면 대본을 보려고 노력했답니다."

    드라마 출연은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후 3년 만이다. MBC 드라마 출연은 '맹가네 전성시대'(2002) 이후 16년 만이다.

    채시라는 드라마에 나올 때마다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대단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남들이 안 해 본 부분을 건드리려는 도전 정신이 있는 것 같아요.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끝내면 어마어마한 성취감을 느끼죠. 어떻게 하겠어요. 맞닥뜨렸는데 해내야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성장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조보아, 정혜영 등 후배들과 호흡한 그는 "내가 선배 자리에 있는 게 신기하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를 들어니깐 기분도 좋았다. 정말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 MBC '이별이 떠났다'를 마친 채시라는 "영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시청률은 아쉬운 부분이다. 드라마는 월드컵 중계 때문에 결방하기도 했다.

    남성 캐릭터 위주의 작품이 판치는 드라마, 영화계에서 채시라가 출연한 작품은 유독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강하다. 배우는 "리더의 느낌이 나나요?"라고 웃으며 되물었다. "제가 중심을 잡고 이끌게 되면 저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도 더 생기게 되고요."

    이 드라마는 여배우들끼리 호흡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조보아는 눈빛 하나하나 반짝이면서 저를 바라보더라고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흡수하려는 게 보였어요. 제가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서 호흡을 맞춰 보려고 노력했어요. 보아가 처음보다 많이 성장했어요. 혜영이와의 호흡도 참 좋았어요. 혜영이가 그 역할을 해서 미움보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눈물신을 꼽았다. 그는 "눈물신이 있으면 전날부터 캐릭터를 생각하며 촬영에 들어가서 감정적으로 힘들었다"며 "대사량도 많아서 쉽지 않았다"고 했다.

    1984년 한 광고 모델로 데뷔한 채시라는 '여명의 눈동자'(1991), '아들과 딸'(1992), '서울의 달'(1994), '맹가네 전성시대'(2002), '애정의 조건'(2004), '해신'(2004), '천추태후'(2009), '착하지 않은 여자들'(2015)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채시라는 특히 스스로 이끌어가는 작품을 해왔다. 채시라에게 필모그래피와 수상 내역을 언급하자 그는 놀라워했다. "엄청난 세월이 흐른 것 같아요. 결혼, 출산을 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작품을 했겠죠. 운이 아닐까요? 연기가 운명이라서 지금까지 한 거라고 생각해요. 운명에 순응한 거죠.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기고요. 일을 즐기기도 하고요. 스스로 기특합니다(웃음)."

    ▲ MBC '이별이 떠났다'를 마친 채시라는 "나이듦을 아름답게 생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영희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다."나를 갉아먹는 짓이야 결혼은",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 과거의 일 모든 것들은 사라져",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여자의 시간은 영원히 죽어버려" 등이 그렇다. 채시라의 생각이 궁금해졌다."여성과 남성의 생각 차이는 존재

    합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요. 육아와 일 모두 의미가 있고요. 일을 포기하고 육아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 육아를 포기하고 일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어요. 선택에 따라 생기는 구멍들은 스스록 감수해야 합니다. 자기 선택이니까요. 저요? 두 가지 다 가져가고 싶습니다(웃음)."

    채시라는 가수 김태욱과 지난 2000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배우이자 엄마인 채시라는 일과 가정을 완벽하게 구분한다고 했다. 일을 할 때는 아이들의 교육을 어느 정도 포기한단다.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채시라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열정이 넘치는 모습이다. 변치 않는 아름다움은 덤이다.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순응할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끌려 가지 않으려고요. 그러면 나이 듦을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치지 않은 체력 비결이요? 잘 먹어서입니다. 호호."

    채시라는 2018 MBC 연기대상 수상자로 점쳐지기도 한다. MBC에서도 효자 프로그램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기대해야 하는 상황인가요? 마음을 비워야죠(웃음)."[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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