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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 논란에 투자 발표 없었다...재계 “진정성 있는 소통 부족” (종합)


입력 2018.08.06 18:46 수정 2018.08.06 19:36        이호연 기자

재계-경제계, 김동연 부총리 삼성전자 방문 기대 및 우려

정부 기조 바뀌어야...삼성 조만간 투자 계획 공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계-경제계, 김동연 부총리 삼성전자 방문 기대 및 우려
정부 기조 바뀌어야...삼성 조만간 투자 계획 공개


“안타까운 해프닝.” “투자 옥죄기 여전.” “규제 개혁 선행돼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투자 구걸’ 논란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첫 회동을 가진 가운데, 재계 및 경제계에서는 아쉬움과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부의 소통 행보는 환영하면서도 기업의 자발적 투자를 위한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김 부총리는 6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과 협력사를 만나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이번 만남은 경제사령탑과 국내 최대 기업 총수의 첫 회동으로 업계의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부가 재벌에 투자와 고용을 구걸한다는 일부 매쳬에서 제기한 이른바 ‘청와대발 투자 구걸 논란’이 확산되며,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계획 발표는 빠진 형식적 만남으로 끝났다.

앞서 업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투자와 고용 활성화를 부탁한 만큼, 삼성이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LG, SK, 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들은 김 부총리 방문을 계기로 약속이나 한 듯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김 부총리 역시 이날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사전 입장문에 이어 “정부는 과거의 방식으로 대기업에 투자나 고용을 늘리라고 종용하거나 압박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일시도 갑작스럽게 확정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부총리는 “특정 기업에 저희가 일자리를 종용하거나 구원 투수 이런 개념은 전혀 아니다”며 “이번 행사는 원래 예정된 것으로, 기업과 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 구걸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역시 기대감보다 우려가 더 크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아직도 정부가 기업을 개혁과 규제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정서가 반영된 것 아니겠냐”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를 하게끔 해야 하는데, 아직도 투자를 옥죄는 모양새”라고 일침했다.

그는 “정부는 기업이 경영 활동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장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대기업 방침과 기조를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기업 입장에 귀를 좀 더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인과의 만남을 자주 갖고 이같은 소통 행보가 실제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기업 수장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며 “청와대 발 해프닝이 안타깝지만 행보는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동연 부총리는 소신있는 행보를 보였다”면서도 “정부는 형식적이 아닌 기업 투자 활성화나 고용 창출의 여건이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차원에서 모임을 자주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경제 수장이 대기업 대표를 만나 업황이나 투자 계획을 물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구걸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는데, 정부도 결벽증을 떨쳐버리고 자주 만나서 소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투자 구걸 시그널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며 “김동연 부총리의 현장 소통을 적극 환영한다. 다만 혁신성장, 일자리 창출 등 현장 정책으로 실제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측은 “투자 및 고용 계획 관련 진정성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김동연 부총리 방문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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