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개편, 정부가 책임지고 진정한 백년대계를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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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1일 09:03:31
    대학입시 개편, 정부가 책임지고 진정한 백년대계를 마련하라
    <칼럼> 대학 입시, '공론(公論)'가 '공론(空論)'…사회적 갈등만 확인
    교육부, 본연의 임무 방기…백년대계, 하청에 재하청 주며 폭탄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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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05 06:00
    서정욱 변호사
    <칼럼> 대학 입시, '공론(公論)'가 '공론(空論)'…사회적 갈등만 확인
    교육부, 본연의 임무 방기…백년대계, 하청에 재하청 주며 폭탄돌리기


    ▲ 김영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두 선택지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며 절대다수가 지지한 안도 없었다. 어느 한쪽으로 밀어붙이듯 딱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인 걸 정확하게 보여주셨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았다."

    김영란 위원장의 발표처럼 대학 입시에 대한 ‘공론(公論) 조사’가 첨예한 사회적 갈등만 확인하고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종료되어 결국 '공론(空論) 조사'가 되어 버렸다.

    조사 결과 양 극단인 '수능전형 45% 이상 확대안'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안'이 오차 범위 내로 나와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 중3 학생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입개편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또한 고3·고2·고1·중3 입시가 모두 제각각인 전대미문의 희한한 상황이 됐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부의 모습인가?

    도대체 국민들의 혈세로 교육부를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그에 따른 정책 결정을 내린 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교육부 본연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하청에 재하청을 주며 폭탄돌리기를 하였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교육 문제를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 못하고 '일반인'에게 '인기투표 방식'으로 맡긴다는 당초의 발상 자체가 말이 되는가?

    이 점은 추후에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교육을 맡을 능력도 책임감도 전혀 없는 사람이 같은 편이라고 자리를 지켜서는 결코 안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이번 사태를 안타까워 하는 것은 이번의 대입개편 혼선으로 피해를 입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라는 점이다.

    졸속 교육 실험이 진행되는 1년여 동안 교육현장의 혼선과 이해관계자의 갈등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입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예측가능성'이 깨져버리면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떠 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선발방식, 수능 과목과 출제범위,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등 대입제도 개편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장관직과 조직의 명운을 걸고 대입개편 혼란 최소화와 조기 안정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편 이번 파문과 관련하여 필자가 근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대학입시 제도가 정권에 따라 너무 '조변석개(朝變夕改)' 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백년대계(百年大計)'인 교육이 정권에 따라 '오년대계(五年大計)'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1945년 이래 우리 대학입시 정책은 무려 '17번'이나 바뀌었다.

    이것이 과연 말이 되는가?

    백년대계인 교육이 백 년 앞은커녕 일 년 앞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우왕좌왕, 오락가락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왜 한 나라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건전한 인격과 품성을 지닌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하는가?

    한 나라를 통치하는 정치 집단의 변화와 교체는 민주주의의 필연적 요소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교육은 절대 정치적 변화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현 정권과 교육부는 이번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함에 있어 이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가 제안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 교육 단체, 여와 야를 망라하여 최고의 '교육전문가'들을 모두 모아 이분들의 '집단지성'으로 정권 교체와 무관한 진정한 백년대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교육 입시 문제는 교육에 거의 문외한인 일반인들이 모여 몇번의 토론으로 결정할 문제는 결코 아니다.

    최대 3000여 개나 나올 수 있는 복잡한 입시안은 고교 교사들조차 헷갈려 하는데 어떻게 일반인이 몇번의 토론으로 숙지할 수 있는가?

    이번 공론조사 과정에서 “일부 참여자는 입시제도 내용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또한 교육 입시 문제는 전교조 등 진보 단체와 현 정권이 자신의 입맛에 따라 마음대로 결정할 문제도 결코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정권이 바뀌면 필연적으로 또 바뀔 수밖에 없다.

    교육은 '국민의 대통합'을 가져오는 용광로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이념을 초월하여 '천하의 지혜'를 두루 모아야 한다.

    "하나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두 개의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잘 보이고, 하나의 귀로 듣는 것보다는 두 개의 귀로 듣는 것이 더 잘 들린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하나인 묵자(墨子)가 갈파한 경구다.

    천하의 모든 백성의 실정을 보고 진실된 소리를 듣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요도(要道)가 된다는 뜻이다.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

    당나라 위징(魏徵)이 갈파한 경구로, 여러 가지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한쪽 의견만 들으면 아둔해진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이 점을 깊이 명심하여 천하의 여론을 두루 수렴해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과 치우친 이념 코드 교육으로는 국가의 미래가 없음을 명심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두루 들어야 한다.

    "일년 계획에는 곡식을 심는 것만한 것이 없고, 10년 계획에는 나무를 심는 것만한 것이 없으며, 평생을 위한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 것만한 일이 없다. 한번 심어 백 번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一年之計 莫如樹穀 十年之計莫如樹木 終身之計莫如樹人, 一樹百獲者人也)."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유명한 제(齊)나라의 관중이 지은 '관자(管子)', '권수(權修)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와 야, 교육 당국은 진정한 협치를 통해 백년 앞을 내다보고 교육의 근본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아무리 대입제도 개편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난제중의 난제지만 '정부'가 책임지고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민 여론을 핑계로 공론화라는 방패 뒤에 숨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는 자인일 뿐이다.

    천하의 목소리를 두루 반영한 확고한 백년대계의 수립으로 앞으로 다시는 '대선 공약'에 '입시 공약'은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글/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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