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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北비핵화…'흡혈귀' 볼턴은 어디에?


입력 2018.08.04 01:00 수정 2018.08.04 06:01        이배운 기자

후속협상 난항, 핵·미사일 개발 소식에도 강경발언 無

트럼프 대통령·폼페이오 장관과 불화설 대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워싱턴 포스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워싱턴 포스트

후속협상 난항, 핵·미사일 개발 소식에도 강경발언 無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슈퍼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거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북미 대화 과정에서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며 협상에 속도감을 더했지만, 최근 한달 간 핵협상 관련해 북한의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북한에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내미는 강온전략으로 핵담판의 주도권을 쥐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 상호 신뢰를 강조하면서 당근을 꺼내면, 볼턴 보좌관이 북한이 합의를 번복하는 사태가 없도록 1~2년 이내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종전선언과 비핵화 선후문제를 두고 북미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도 볼턴 보좌관은 ‘침묵모드’를 계속하고 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두 번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네 번째) 등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CNN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두 번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네 번째) 등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CNN

트럼프 대통령·폼페이오 장관과 불화설 대두


이에 외신들은 볼턴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7일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측근들의 말을 잘 안 듣기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스타일의 볼턴 보좌관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적대적인 국가의 ‘스트롱맨’들에게 동경심을 수차례 표출한 바 있다. 이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중시하는 볼턴 보좌관에게 상당한 불만을 줬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주요 각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25일 폼페이오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턴이 보좌관으로 취임한 이래 국가안전보장회의 수석회의 개최 빈도가 대폭 줄고 정책 결정 과정에 분란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입장에서는 볼턴 보좌관의 침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강경한 비핵화 원칙을 고집하고 대북 선제 타격도 마다하지 않는 태도는 핵협상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 탓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월 담화를 통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며 볼턴 보좌관을 겨냥해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또 볼턴 보좌관은 국무부 차관 시절이던 2003년 서울 강연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설명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적인 독재자"라고 비판한 적 있다.

이에 조선중앙통신은 "미 행정부의 관리라고 하는 자의 입에서 이런 망발이 거리낌 없이 튀어나왔다“고 비판했고, 외무성 대변인은 "인간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며 강하게 맞서는 등 볼턴 보좌관과 악연을 쌓았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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