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경제딜레마에 빠진 문재인 정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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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눈] 경제딜레마에 빠진 문재인 정부의 선택은?
    ‘명분’과 ‘실리’사이 대통령이 내릴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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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05 10:07
    김희정 기자(hjkim0510@dailian.co.kr)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


    ‘명분’과 ‘실리’사이 대통령이 내릴 결단

    ‘적폐청산’에 몰두하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정신을 쏟느라 한동안 제쳐뒀던 ‘경제 살리기’가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예나 지금이나 보통 대다수 사람들에게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80% 가까이 이르렀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언저리까지 내려갔다. 그 신뢰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열쇠가 '경제'라는 것은 지금 누구나 알고 있다.

    각종 통계에서 생산, 고용, 투자 등 경제지표는 부진하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고, 한국노동연구원은 ‘2018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고용 전망’에서 올 상반기 취업자가 전년 대비 14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대책이 필요하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쟁 등 문 정부 3대 경제 정책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노동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방향성은 맞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성과를 보는 시간도 제법 걸릴 것이다.

    가장 빠른 ‘경제살리기’를 위해 문 정부가 택한 방법 중 하나는 대기업과 손을 잡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고, 오는 6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 부회장을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만난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에서 투자·고용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기업이 정부 경제수장과의 회동 이후 ‘선물 보따리’를 내놓는 건 오랜 관례였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내 1위 기업에 걸맞은 대규모 투자와 고용, 동반성장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LG그룹이 올해 19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은 5년간 5대 신사업에 23조원, SK그룹은 반도체 등에 3년간 약 8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황에서 삼성만 모른척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대기업에게 ‘투자’와 ‘고용’이라는 화답을 받고 있다. 주는 것이 있어야 받는 것도 있는 법. 문재인 정부도 대기업들에게 당근책을 줘야 할 것이다. 그것은 기업들이 마음껏 사업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총수 지배구조를 위협하거나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 김희정 산업부 기자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에 대해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파트너라는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방문”이라며 “혁신성장을 위해 어떤 생태계를 조성하고 여건을 만들 수 있는지, 정부가 할 일은 무엇인지 이야기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대기업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내세워온 ‘재벌개혁’이나 ‘소득주도 성장론’과는 방향이 다르다. 문 정부가 적폐로 낙인찍었던 과거 정권들이 밟아왔던 행보와 다를 게 없다. 그동안 재계와 거리를 두며 이전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노력의 당위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문재인 정부의 경제딜레마다. 하지만 지금 먹고 사는 문제 앞에 앞뒤 잴 시간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용기있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데일리안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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