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아듀 크루즈·캡티바, 웰컴 트래버스"…한국지엠 라인업 재편


입력 2018.08.02 11:30 수정 2018.08.03 08:40        박영국 기자

라인업 절반 2022년 이전 단종 전망…대부분 RV로 채워

쉐보레 콜로라도(왼쪽)과 트래버스.ⓒ한국지엠 쉐보레 콜로라도(왼쪽)과 트래버스.ⓒ한국지엠

라인업 절반 2022년 이전 단종 전망…대부분 RV로 채워

한국지엠의 라인업이 RV(레저용차량) 위주로 재편된다. 현재 판매되는 차종 중 절반 가량이 조만간 자취를 감추고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CUV(크로스오버 차량), 픽업트럭 등 RV 계열의 새로운 차종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2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는 한국지엠의 라인업은 총 14종이며, 이 중 절반인 7종의 단종이 확정됐거나 검토 중이다.

우선 군산공장 폐쇄로 이곳에서 생산되던 크루즈와 올란도가 단종된다. 한때 MPV(다목적차량)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던 올란도는 이미 지난달 2대 판매를 끝으로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크루즈는 400대가량의 재고가 남은 상태다.

회사측은 이달 중으로 크루즈 재고도 모두 소진한다는 방침 하에 최대 429만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준중형 세단을 경차 가격에 판매하는,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인 셈이다.

중형 SUV 캡티바도 이달을 끝으로 쉐보레 매장에서 자취를 감출 예정이다. 이미 같은 차급에 후속 모델로 이쿼녹스가 판매되고 있는데다 9월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배기가스 측정방식(WLTP)에 맞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지난달부터 생산을 중단했고, 남은 재고는 이달 중 모두 판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크루즈와 마찬가지로 400만원대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오랜 기간 영세 상공인들의 발 역할을 해줬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역시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다.

다마스와 라보는 한국지엠에게 ‘계륵(鷄肋)’과 같은 존재였다. 워낙 가격이 저렴해 수익성 측면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한국지엠은 지난 2013년 말 이들 차종을 단종시킬 예정이었다. 2014년부터 에어백, 헤드레스트, TPMS(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 등 안전 장비를 의무 장착해야 하는 규정이 생겼는데 이를 위한 설계 변경과 연구개발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아예 경상용차 운영을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2019년 말까지 안전규제 적용이 유예되면서 생명이 연장됐다. 유예가 끝나는 2020년 이전까지 안전규제 충족에 대비한 연구개발이 마무리돼야되는데, 한국지엠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2013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비용투입 대비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라보와 다마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저가의 중국산 경상용차도 판매되고 있어 한국지엠의 해당 시장 철수에도 큰 저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크루즈(왼쪽)와 올란도.ⓒ한국지엠 쉐보레 크루즈(왼쪽)와 올란도.ⓒ한국지엠

한국지엠 최다 판매 차종인 경차 스파크도 앞으로 5년 내 단종될 가능성이 높은 차종이다. GM 본사는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한국에서 ‘글로벌 신형 CUV’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 차량의 생산은 한국지엠 창원 공장에서 맡게 된다. 이 계획과 맞물려 현재 창원 공장에서 생산중인 스파크가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

스파크는 국내 판매량의 두 배 가량을 미국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 경차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소형 SUV와 CUV가 수요를 흡수하는 추세가 가속화되며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스파크도 CUV로 대체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판매가 부진한데다 후속모델 출시 계획도 없는 소형차 아베오 역시 단종이 유력한 차종으로 꼽힌다. 아베오는 7월 달랑 3대가 팔렸고, 올해 7개월간 누적 판매도 277대에 불과하다.

7개의 차종이 모두 단종되면 한국지엠에는 말리부, 트랙스, 임팔라, 카마로, 볼트(Volt,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트EV(Bolt EV, 전기차), 이쿼녹스만 남는다. 이들 중 국내 생산 차종은 말리부와 트랙스 뿐이다.

단종되는 차종들의 빈자리는 SUV 위주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채운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쉐보레 글로벌 차량 중 국내에서 만나보고 싶은 차량이 있으십니까?’라는 제목의 설문을 실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바 있다.

후보군에는 6월 출시된 이쿼녹스를 비롯, 이쿼녹스보다 한 단계 위 차급인 트래버스, 대형 SUV 타호, 타호의 롱바디 버전인 서버번,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등 레저용 차량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에서 최근 공개된 블레이저 역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중 트래버스는 이르면 내년 초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트랙스-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트래버스의 반응이 좋으면 다른 SUV들도 속속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부터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소형 SUV와 2022년부터 창원공장에 생산되는 CUV까지 추가되면 한국지엠은 말리부와 친환경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SUV, CUV, 픽업트럭 등 RV(레저용 차량) 계열로 라인업을 재편하게 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R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추세에 맞춰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구축해야 판매와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