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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외치던 北, ICBM 개발 정황…'살라미 전술'의 늪


입력 2018.08.01 17:04 수정 2018.08.01 17:09        박진여 기자

평양 산음동 연구시설서 액체연료 ICBM 제조 징후 포착

한미, 별도 입장표명 없이 "관련 동향 면밀 추적·감시"

北 수십년간 합의와 파기 반복, 비핵화 보상 패턴 경계

적대 상태를 종결하는 종전선언을 외치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적대 상태를 종결하는 종전선언을 외치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평양 산음동 연구시설서 액체연료 ICBM 제조 징후 포착
한미, 별도 입장표명 없이 "관련 동향 면밀 추적·감시"
北 수십년간 합의와 파기 반복, 비핵화 보상 패턴 경계


종전선언을 외치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과 비핵화 후속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미사일 관련 동향이 꾸준히 포착되며 이른바 '살라미 전술'이 본격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평양 외곽 산음동에 있는 대규모 연구시설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징후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산음동 연구시설은 '화성-15형'을 비롯해 ICBM 2기를 생산한 곳으로, 현재 신형 ICBM이나 화성-15형의 개량형 개발에 나선 것으로 WP는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동향은 꾸준히 포착돼왔다. 북미 협상의 총괄 책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분명 진전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실험에 이용되는 핵분열성 물질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면서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 공조 하에 북한 주요 지역에서의 관련 동향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도 관련 보도와 관련 "북한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기관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북한이 앞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주장하면서 뒤로는 핵개발에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애초에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으며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을 통한 국교정상화나 경제지원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비핵화 과정을 잘개 쪼갠 뒤 협상을 장기화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자료사진) ⓒ노동신문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을 통한 국교정상화나 경제지원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비핵화 과정을 잘개 쪼갠 뒤 협상을 장기화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자료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강조하는 최우선 원칙은 체제 보장과 김 씨 일가의 통치를 영구화하는 것으로, 완전하고 실질적인 약속을 보장받지 않는 한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애초에 핵·미사일 도발이 아닌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을 통한 국교정상화나 경제지원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비핵화 과정을 잘개 쪼갠 뒤 협상을 장기화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의제마다 시간을 끌어 전략적 활용여지를 최대화하는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왔다. 이번 협상에서도 단계별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그간의 '협상-보상-파기' 패턴의 핵 협상 데자뷔(deja-vu·旣視感)를 불러 일으킨다.

실제 북한은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이나 실험에 대해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양보한 적이 없는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과 기싸움을 하며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는 핵·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핵화 프로세스를 두고 북미가 일치된 합의를 이루기 전까지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관련 징후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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