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성민 "북한 권력층, 따뜻한 사람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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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이성민 "북한 권력층, 따뜻한 사람으로 표현"
    영화 '공작'서 리명운 역
    '공작' 이어 '목격자' 개봉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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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09 09:00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영화 '공작'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은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기본기를 다시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공작'서 리명운 역
    '공작' 이어 '목격자' 개봉 앞둬


    배우 이성민(49)이 올여름 두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과 '목격자'(감독 조규장)가 그 주인공. 바야흐로 '이성민의 여름'이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최초로 북한의 핵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측으로 잠입한 남측 첩보원과 그를 둘러싼 남북 권력층 간의 첩보전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미덕은 자극적인 양념 없이 관객을 끌어당기는 데 있다. 액션, 첩보물에서 흔히 봐왔던 액션 없이 관객들을 휘어 잡는다.

    이성민은 북의 권력층 핵심인사 리명운을 연기했다.

    1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이성민은 "리명운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가진 인물이라 촬영하면서 부대꼈다"며 "윤 감독님은 '군도' 때도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도 그렇고 진중한 역할에 날 캐스팅 해주셨다"고 전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 걸 감독님께서 찾아주셨어요. 운이 좋았습니다. '배우는 자기를 알아가는 직업이라는 게 맞구나'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이성민은 북한 사투리를 구사해야 했다. 그는 "굉장히 어려웠다"며 "사투리를 리얼하게 쓰는 것보다는 대사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억양이나 발음에 특징을 주고 전체적인 문장을 말할 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명운은 엘리트 출신 북한 권력층이다. "북한 권력층이 무시무시한 사람들인가 궁금했어요. 북한 체제에 대한 리명운의 태도도 궁금했고요. 국민들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꼈죠. 악랄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고요. 권력층이 북한 국민에 대한 애정을 리명운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어요."

    ▲ 영화 '공작'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은 "최대한 리얼한 스파이물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CJ엔터테인먼트

    전 정권에서 기획한 '공작'은 남북 관계를 다룬다. 투자부터 기획까지 조심스러웠던 부분이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배우는 "배우로서 부담스럽진 않았다"며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흔쾌히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제작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은 했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영화의 소재가 된 흑금성은 1990년대 중국에서 활동한 군인 출신 안기부 공작원 박모씨의 암호명이다. 그는 북한 공작원에게 군사기밀을 넘긴 죄로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6년형을 받고, 2016년 5월 31일 출소했다. 그는 옥중 수기한 4권의 대학 노트를 들고 나왔고, 김당 전 오마이뉴스 기자가 이를 재정리해 두 권의 책 '공작'을 펴냈다.

    그간 남파 간첩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이 나왔지만, 북으로 잠입한 남측의 스파이를 본격적으로 그린 영화는 없었다. '공작'은 실제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처음으로 그렸다.

    배우는 "이 지점이 기존 한국의 스파이물과 다르다"며 "최대한 '리얼'하게 스파이물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원톱 주연인 '목격자'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올여름은 '이성민의 여름'이라는 말이 나온다. "많이 부담스러워요. '목격자'가 여름에 개봉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건 아니다'며 저항도 많이 했습니다. '공작'은 '목격자'보다 더 많은 시간과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라서 더 신경이 쓰이긴 해요. '목격자'는 어떻게 해서든 버텨주길 바랍니다. 짠한 마음이 있습니다."

    일주일 뒤 '목격자' 홍보 인터뷰에 들어가는 그는 "죽겠어요. 근데 해야죠"라며 웃었다.

    배우는 '공작' 제작보고회 때 바닥을 쳤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배우로서 기본기를 잊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기본이 많이 무너졌다고 느꼈습니다. 배우들이 피할 곳이 없었거든요. 쉼표 없는 악보라고 해야 할까요? 리듬, 템포, 장단, 에너지, 긴장감을 다 만들어내야 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연기의 기본인데 잘하지 못했죠.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먹고 살았다는 걸 반성했어요. '공작'은 참 자극이 된 작품이죠."

    ▲ 영화 '공작'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은 "남북관계 다룬 영화에 출연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이성민은 다작 배우다. 하반기엔 '마약왕'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현재 '미스터 주'를 촬영 중이다. "거절을 잘 못해요. 연기하는 배우인데 작품에서 연기해야죠. 연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요. 비중 상관없이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습니다. 다만 주연으로 나설 때는 조금 더 신중해지죠. 나를 믿고 투자한 분들이라 손해를 끼치지 말아야죠. 멀티 캐스팅이 속 편하더라고요(웃음)."

    영화는 액션 없이 인물의 대사와 표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북한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영상도 눈길을 끈다.

    이성민은 영화의 실제 인물을 만나기도 했다. "말을 잘하시고, 운동도 잘하시는 분 같았어요. 당시 활동에 대한 얘기를 주로 했습니다."

    리명운은 여러 캐릭터가 섞인 인물이다. 이성민은 "리명운은 긴장감을 자아내야 하는 인물이었다"며 "어떤 게 사실이고, 어떤 걸 감추고 있는지 헷갈리게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자기 국민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오로지 김정일만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도 아닌 것 같았고요. 조심스럽고, 예민한 사람인 듯했어요."

    박석영 역을 맡은 황정민과의 호흡을 묻자 "서로 힘든 캐릭터라 자기 앞가림하기 바빴다"며 "힘든 점을 공유하면서 연기했다. 배우들 모두 힘든 작업을 한 터라 대화를 자주 나눴다"고 했다.

    마지막 엔딩 장면은 깊은 여운을 준다. "편하게 찍었어요. 이효리 씨가 있는 공간에 있어서 좋았답니다. 허허. 신기하게 뭔지 아세요? 거의 허구의 인물만 나오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이효리 씨만 진짜입니다. "

    배우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공작'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 영화가 훈훈하게 느껴졌다면, 급진전한 남북 관계가 대입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엔딩이 따뜻하게 느껴졌을 겁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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