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없는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체험 쇼, 조기 종영하고 정책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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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6일 06:12:04
    감동 없는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체험 쇼, 조기 종영하고 정책에 집중해야
    <칼럼> "박 시장 행동의 진정성, 즉 순수성 느껴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풍기 협찬에 '감읍'…지나친 '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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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30 05:00
    서정욱 변호사
    <칼럼> "박 시장 행동의 진정성, 즉 순수성 느껴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풍기 협찬에 '감읍'…지나친 '용비어천가'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한달'에 대한 논란이 한여름의 폭염보다 더 뜨겁다. 그러나 다수의 반응은 한겨울의 얼음보다 더 차갑다.

    먼저 유례 없는 폭염속에서도 공약 이행을 위해 옥탑방 생활을 강행한 박 시장의 각오를 직접 들어보자.

    “집무실 책상 위 보고서는 2차원이지만 시민 삶은 3차원이다. 절박한 민생, 시민의 삶 속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겠다. 오직 이것만이 제 진심이다.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시민의 일상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는 제 의지는 폭염보다 더 강하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행정에 있어 모든 문제와 답은 바로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박 시장의 행동에 언행일치(言行一致), 즉 진정성, 순수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자는 박 시장의 행보를 '진정성 있는 현장 밀착형 행정'이 아니라 '대권 행보를 의식한 보여주기 쇼'로 판단한다.

    불볕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방에서 생활하며 서민들의 삶을 직접 몸으로 느껴보겠다는 박 시장의 행보를 '순수한 민심 청취'가 아니라 '보여주기 행정'의 전형으로 판단한다.

    박 시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옥탑방 살이가 단순 '체험'이 아니라 실질적 '생활'이라면 왜 '취사시설'이 없는가?

    “자꾸 체험하러 왔다고 하는데, 체험이 아니라 생활이다. 실제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삶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와서 생활하고 얘기도 나누다 보니 책상에서 알 수 없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보인다. 삶의 현장으로부터 뭔가 혁신적인 해법을 만들어내야겠다.”

    '생활'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비판에 대한 박 시장의 반박이다.

    그런데 '의식주'를 모두 해결하지 않는 옥탑방을 과연 '생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모든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면서 어떻게 옥탑방에 사는 서민들의 진짜 고충을 짚을 수 있는가?

    식사와 업무 등 모든 활동은 밖에서 하고 단지 잠만 자서 어떻게 '실제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삶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박 시장의 옥탑방에 있는 방 두 개 중 하나는 수행비서와 보좌관들의 공간이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박 시장의 하루를 살피며, 아침을 챙기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지난 24일 박 시장은 비서관이 사다 준 샌드위치와 우유로 아침을 해결했는데 이것이 과연 옥탑방 서민들이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삶인가?

    결국 행정 업무를 넘어 개인적 잡무까지 거들어주는 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몸으로 느끼겠다'는 말은 '공허한 위선'일 뿐인 것이다.

    둘째, 서울시청이 실질적으로 옮겨 왔다면 왜 모든 직무를 옥탑방이 아니라 시청의 집무실에서 보는가?

    “한 달 살면 많은 것을 알고 느낄 수 있다. 서울시장이 이 지역에 온다는 것은 서울시청이 옮겨오는 것이다. 말하자면 막강한 집행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온다는 뜻이다. 그냥 체험하고 놀러 온 게 아니다.”

    박 시장은 계속 자신이 옮겨온 것은 서울시청이 옮겨온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혀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시장이 사는 사적 공간이 어떻게 서울시 모든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공적 공간과 일치하는가?

    백번을 양보해 만약 박 시장 말대로 시청을 옮겨왔다면 옥탑방에서 업무를 보아야지 왜 쾌적한 시청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는가?

    결국 박 시장의 말은 "짐이 곧 서울시다"라는 태양왕 루이 14세 식의 자고자대(自高自大)에 불과한 것이다.

    셋째, 저소득 계층이 가장 힘들어하는 월세 문제를 왜 시민의 혈세로 해결하는가?

    옥탑방 생활은 그 자체로도 힘겹지만 그보다 더 숨통을 조이는 건 매달 돌아오는 월세다.

    몇 십만원 남짓을 마련하지 못하여 옥탑방에서조차 살 수 없게 되는 서민들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박 시장의 경우 옥탑방 월세에 대한 아무런 부담이 없다.

    50일 임대에 200만원인 월세를 전액 시민의 혈세로 부담하기 때문이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시민의 혈세가 멀쩡한 공관을 두고 옥탑방 생활을 하는 박 시장의 쇼에 낭비되어도 되는가?

    박 시장은 만약 서민들처럼 '소득의 30%를 주거비로 사용'해야 한다면 이런 쇼를 쉽게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 깊이 자성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박 시장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이러한 박 시장의 쇼에 선풍기를 협찬하여 공동 연출한 문 대통령의 쇼통(탁현민 기획?)도 '오십보백보'다.

    "삼양동 옥탑방에 선풍기가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무더위에 수고한다고 보내셨다. 감사하다. 마치 신접살림에 전자제품 하나 장만한 것 처럼 아내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헛웃음만 나오게 만드는 박 시장의 감읍(感泣)에 겨운 문 대통령을 향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다.

    “첫 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

    남녀 간 사랑과 이별이 아니라 얼마 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탁현민 행정관의 사직을 만류하며 한 말이다.

    이번의 청와대의 '선풍기 쇼'는 '첫눈 쇼' 못지 않은 신파 코미디다(하태경).

    결론적으로 필자도 물론 정치에 있어서 '이미지 메이킹'이나 '보여주기 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는 이성과 합리에 호소하는 '크레덴다(Credenda)'뿐 아니라 감성과 비합리에 호소하는 '미란다(Miranda)'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치적 쇼는 '항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쇼'를 '최대한 국민이 쇼라는 것을 모르게 감동적'으로 연출해야 한다.

    과거 김문수 경기지사의 '택시 운전 쇼'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면, 지난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서민 코스프레 쇼'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박 시장의 이번 '옥탑방 쇼'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쇼'가 아니며, 위에서 본 여러가지 이유로 이미 그 진정성과 순수성이 의심받고 있다.

    박 시장은 이제라도 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지 않은 쇼를 '조기 종영'하고 구체적 정책을 통해 시민의 삶에 큰 변화를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글 / 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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