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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KBO리그 온다면 ‘본즈 놀이?’


입력 2018.07.29 08:23 수정 2018.07.29 08: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메이저리그에서도 A급 성적 찍는 추신수

수준 낮은 한국 투수 상대하면 괴물 성적 가능

추신수가 한국에 온다면 무지막지한 홈런과 볼넷을 쌓을 수 있다. ⓒ 게티이미지 추신수가 한국에 온다면 무지막지한 홈런과 볼넷을 쌓을 수 있다. ⓒ 게티이미지

야구팬들이 가장 바라면서도 기대하는 ‘가정’이 하나 있다. 바로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KBO리그에 온다면’이다.

추신수는 지난 2014년 텍사스로 이적하면서 7년간 1억 300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린 바 있다. 계약 기간은 아직 2년이나 더 남아 2020년까지 유효하며, 내년 시즌부터는 100만 달러 더 오른 2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추신수에 대한 여러 수식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칭호다. 이는 세계 최고 레벨인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만큼 경쟁력을 보인 한국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추신수는 빅리그 14년 차를 보내며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33.6(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을 마크하고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17년 동안 18.1을 기록한 박찬호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심지어 박찬호에 근접한 한국 선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신수를 최상단에 놓아도 무리가 없다.

특히 올 시즌은 제2의 커리어하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엄청난 성적을 뽑아내고 있다. 타율 0.284 18홈런 44타점을 기록 중이며 출루율은 무려 0.398에 달한다. 최근에는 현역 최장 기간인 52경기 연속 출루라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많은 야구팬들은 추신수가 지금 당장 한국 무대에서 뛰어든다면 지난 2000년대 초반 신의 경지에 올랐던 배리 본즈의 재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상 기록은 측정하기 어렵지만 비교할 수 있는 표본들이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로 진출 또는 메이저리그서 한국으로 유턴한 선수들이다.

먼저 한국에서 역대 최초 40-40클럽에 가입한 테임즈다. 테임즈는 2016년까지 3년간 한국에서 뛰며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연평균 41.3홈런 127.3타점에 달하는 괴물급 성적이다.

이후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계약을 맺었고 두 시즌간 타율 0.245 44홈런 92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1할 가량 하락했고, 홈런과 타점 모두 절반 정도 깎였다.

한국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까지 찍었던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 수준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완급조절이 가능했지만 빅리그 타자들은 쉬어갈 곳이 없다.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지고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유턴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올해만 보더라도 특급 성적을 찍고 있는 LG 김현수와 넥센 박병호가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까지 2년간 타율 0.273 7홈런 36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장타력은 통하지 않는 수준이었고 장점인 안타 생산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타율 0.356 16홈런 84타점으로 MVP급 성적을 찍고 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를 거치며 타격 기술이 더욱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타격이 통하지 않았던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서 타격이 통하지 않았던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 연합뉴스

박병호의 경우, 2016년 12개의 홈런을 칠 정도로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불합격점을 받았다. 차원이 다른 강속구에 배트를 맞추지 못한 것이 KBO리그 유턴의 가장 큰 이유였다. 박병호는 올해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25홈런 OPS 1.111로 빅리그 진출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추신수는 14년간 한 시즌 평균 타율 0.278 21홈런 7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메이저리거들 사이에서도 A급 성적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0.380에 달하는 통산 출루율이 압권이다.

추신수의 선구안은 빅리그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확고하며 존에 걸치는 유인구가 아니라면 좀처럼 배트를 내밀지 않는다. 선구안 능력치가 기복을 잘 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한다면 무지막지한 볼넷 개수를 쌓을 게 자명하다.

여기에 연평균 20개 홈런을 터뜨린 장타력이라면 최소 테임즈 이상의 파워를 내뿜을 수 있다. 출루와 홈런 부문에서 경지에 올랐던 본즈의 재림이 결코 허언이 아닌 이유다.

상상만으로도 벅차오르지만 계약 기간과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마감할 확률이 무척 높다. 그래도 야구팬들은 과거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김선우 등 1세대 메이저리거들이 그랬듯 추신수 역시 현역의 마지막을 고국에서 맺길 바라고 있다.

추신수 역시 올 초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서 묘한 말을 남긴 바 있다. 그는 “과거에는 KBO리그에 오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요즘 내가 야구로 꿈을 꾸고 살아왔던 내 조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라면서 “만약 KBO리그에서 뛴다면 롯데에서 뛰고 싶다. 메이저리그라는 곳을 꿈꾸기 전 롯데에서 있는 게 꿈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 출신이다.

하지만 추신수가 KBO리그에 온다면 롯데가 아닌 SK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지난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회의 때 SK가 추신수를 지명,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 제약이 상당하지만 2년 뒤 야구팬들이 꿈에 그리는 추신수의 KBO리그 등장이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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