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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판매 공룡 된 GA…불완전판매 골칫덩이


입력 2018.07.25 06:00 수정 2018.07.25 06:04        부광우 기자

1분기 전체 모집액의 53.2% 차지…年 50% 첫 돌파 전망

설계사도 전속보다 많아…여전히 잦은 불완전판매는 숙제

올해 1분기 독립법인대리점(GA)을 통한 보험 모집액은 보험업계 전체의 53.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올해 1분기 독립법인대리점(GA)을 통한 보험 모집액은 보험업계 전체의 53.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보험업계에서 이른바 보험 백화점으로 불리는 독립법인대리점(GA)을 통한 판매가 올해 들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영업 조직의 핵심인 설계사도 이제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보다 GA에서 활동하는 숫자가 더 많을 정도다. 이에 따라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보험사들의 행보도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불완전판매는 향후 GA 시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A의 보험 모집액은 9조9097억원으로 전체의 53.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서 GA가 차지하는 영역이 계속 넓어지고 있는 만큼 GA의 연간 보험 시장 판매 점유율은 올해 처음으로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보험 모집액에서 GA의 비중은 49.4%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일부 대형 GA들은 보험사의 영업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로까지 성장한 상태다. 이미 3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보유한 초대형 GA도 13곳에 이른다. 설계사 500명 이상을 보유한 대형 GA만 55개다. 이들이 어떤 상품을 밀어주느냐에 따라 보험사의 실적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보험업계 영업에서 핵심을 담당하는 설계사도 GA 소속으로 활동하는 숫자가 전체의 과반수를 넘어섰다. 유력 보험사에 몸담고 영업을 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보험 모집인보다 이제는 GA 명함을 가지고 고객을 만나는 보험 설계사가 더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말 GA 소속 설계사는 21만8000명으로 전체 보험 설계사(41만2000명)의 52.9%를 차지했다. 규모별로 보면 ▲대형 GA 14만5000명(35.2%) ▲중형 GA 2만8000명(6.8%) ▲소형 GA 4만5000명(10.9%) 등이었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18만9000명(45.9%)으로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보험업계에서 GA가 빠르게 영토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운용되는 보험 대리점이다. 이에 따라 GA 설계사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보험사들은 아예 직접 GA를 차리고 있다. 대형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2015년부터 별도의 자사형 GA 법인을 설립해 계열사로 두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경우 2015년 지점 10개와 설계사 500명 정도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지점 28개와 설계사 1200명을 보유한 조직으로 출범 때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14년부터 자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운영 중인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10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 GA인 드림라이프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사형 GA를 설립할 때만해도 이는 실상 판매 채널 다양화를 위한 구색 갖추기에 불과한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제는 GA 시장이 주류 영업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적극 육성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GA를 둘러싼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영업 과정에서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이나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GA의 보험 신계약 건수 대비 불완전판매 비율은 0.28%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 채널 평균(0.22%)을 웃돌았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비율(0.19%)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지는 수치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그 어느 때보다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점은 GA 영업을 둘러싼 보험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고객 민원이 유독 많다며 보험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금융권 전체 민원에서 보험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62.5%로 가장 높았다. 더욱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누구보다 강조해 온 윤석헌 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지난 5월 금감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이런 기조는 한층 강해지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떤 채널을 통해 판매됐든지 간에 사후관리 책임은 원수 보험사에게 있는 현실 상 GA의 잦은 불완전판매는 보험사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GA가 보험업계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메기가 될지, 아니면 영업 환경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될 지는 아직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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