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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노회찬 충격' 딛고 본류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


입력 2018.07.24 08:05 수정 2018.07.24 08:37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 극단적 선택보다 진실을 밝히고 이해와 용서 구했으면

특검,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에 박차 가해야

<칼럼> 극단적 선택보다 진실을 밝히고 이해와 용서 구했으면
특검,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에 박차 가해야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진보 정치의 아이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어제 투신자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번뜩이는 유머, 촌철살인의 재치, 대중 친화적인 언변으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그의 사망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언제나 서민과 노동자 등 약자 편에 서 온 그의 삶의 궤적과,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때 우리 사회에 기여했을 공헌을 떠올리면 그의 사망이 참으로 비통하다.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대다수의) 파렴치한 정치인들에 비하면 혐의가 무겁지 않음에도, 진보 정당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도덕성과 청렴성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 그의 선택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극단적인 선택보다 진실을 밝히고 이해와 용서를 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먼저 특검은 드루킹 측이 후원금을 미끼로 노 의원을 협박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하여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

댓글 조작과 무관하게 만약 '후원금 협박'이 있었다면 이 자체가 중대 범죄로 노 의원의 명예 회복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노 의원의 충격적인 사망으로 특검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 것이 사실이다.

노 의원의 사망이 특검의 '표적수사', '여론몰이 수사' 때문이라는 일각의 비판 때문이다.

그러나 특검은 노 의원의 사망으로 절대 영향을 받거나 위축돼선 안 된다.

오히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이 더욱 고삐를 늦추지 않고 정치권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노 의원의 불행한 죽음은 스스로의 자책감, 가족과 당에 대한 미안함이 기본적 원인이다.

특검은 인적·물적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수사를 진행하였을 뿐 애초부터 노 의원에 대해 표적수사를 하지 않았으며, 할 하등의 이유도 없었다.

무엇보다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드루킹 사건을 수사하다 인지된 '지류', '곁가지'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지난해 대선', 더 나아가 '탄핵 정국'까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등을 이용하여 얼마나 댓글 조작을 하였는지가 핵심이다.

아울러 여기에 김경수, 송인배, 백원우 등 권력 실세들이 어떻게, 얼마나 주도적으로 관여됐는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지류' 수사가 막혔다고 해서 '본류' 수사가 영향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드루킹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가 초기 패턴과 다르게 깊이 있게 진행될 것이다."

앞으로 '본류' 수사는 더욱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특검의 각오다.

현재 특검은 드루킹 등 여러 관련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16년 10월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 의원 투신 당일에도 특검은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와 경공모 금고지기로 불리는 '파로스' 김모씨를 소환 조사하는 등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특검의 올바른 자세요, 시대적 책무다.

이것이 바로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민주체제의 기반을 흔드는 선거부정이 다시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역사의 전범을 세워야 하는 특검의 참모습이다.

필자는 특검의 출범 당시 이번 특검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것이라는 일각의 비관적 전망과 달리 의외로 '망외(望外)의 대어(大魚)'가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검의 출범 자체는 우여곡절 끝의 난산이었지만 건강한 옥동자가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먼저 디지털 포렌식 등 첨단 수사 기법의 비약적 발전으로 '은폐의 기술'보다 '복원의 기술'이 훨씬 앞서 초동수사의 부실로 삭제되고 은폐된 증거를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사구팽(兎死狗烹)'의 배신감을 느끼는 드루킹 측의 전폭적인 수사 협조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현재까지 특검의 수사는 기대외로 성공적이며 순항중이다.

이는 특검이 '요란한 여론전'보다는 오로지 인적·물적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조용하고 담담하게 객관적인 수사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번 노 의원의 충격을 딛고 앞으로 더욱 더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로 민주주의의 적을 단죄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집권 2년 차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정권의 치부를 가감 없이 파헤쳐 낱낱이 밝혀야 한다.

한치 물샐 틈 없는 꼼꼼한 수사로 진실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증거들을 하나라도 더 찾아 민주주의의 적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 하여야 한다. 

특검은 '거짓과 은폐'보다 '진실과 정의'가 승리해 온 것은 역사에 의해 검증된 진리임을 명심하고 더욱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수사를 하여야 한다.

특검의 분투(奮鬪)를 기대하며, 노 의원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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