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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중재 수용…10년 갈등 해결


입력 2018.07.22 12:18 수정 2018.07.22 15:19        이홍석 기자

조정위에 무조건 수용 의사 통보...반올림도 동의

이르면 9월 말 중재안 발표...연내 피해자 보상 완료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조정위에 무조건 수용 의사 통보...반올림도 동의
이르면 9월 말 중재안 발표...연내 피해자 보상 완료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해결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도 이에 동의해 10년 이상 지속돼 온 양측간 분쟁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1일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의 조정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위원회에 통보했다.

반올림도 같은날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분쟁은 최종 타결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앞서 조정위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각각 발송했다.

조정위는 그동안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양측이 이를 수락 혹은 거부할지 결정하는 '조정' 방식으로 진행해 왔으나 이번에는 위원회가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특히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할 경우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2개월 뒤에 나올 중재안의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전날 이런 입장을 조정위원회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올림 측도 조정위원회가 사실상 최후 통첩을 해온 데 대해 수용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사실상 최종 타결 선언만 앞두게 됐다.

중재위원회가 정리할 '제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는 이르면 오는 9월 말 최종 중재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양측은 사전에 약속된 대로 이를 무조건 받아들이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종 중재안이 어떠한 내용이 나오더라도 이를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며 "중재안에 사인하는 것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중재안 수용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을 고민해 왔는데 10년 이상 끌어 온 이 문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게 재계의 해석이다.

조정위는 양측의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0월까지, 늦어도 연내에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으로 시작된 '10년 분쟁'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또 조정위도 약 4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게 된다. 조정위는 지난 2014년 10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의 합의로 활동을 시작해 2015년 7월 조정권고안을 발표했지만 권고 수준으로 강제성이 없어 이후에도 3년 가까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 해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를 상대로 보상을 시작했지만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이 이에 반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이 날까지 1020일째 천막농성을 진행해 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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