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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리스크 없었다" 기술금융 150조 고지 눈앞


입력 2018.07.21 06:00 수정 2018.07.21 12:00        부광우 기자

5월 말 은행 TCB 대출 147.5조…지난해 말보다 15.5%↑

"지난 정부 사업" 우려에도 성장 꾸준 눈길…남은 숙제는

국내 은행들의 올해 5월 말 기준 기술신용(TCB) 대출 잔액은 147조5034억원으로 지난해 말(127조7199억원) 대비 15.5%(19조7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은행들의 올해 5월 말 기준 기술신용(TCB) 대출 잔액은 147조5034억원으로 지난해 말(127조7199억원) 대비 15.5%(19조7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신용(TCB) 대출 규모가 1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금융이 박근혜 정부의 역점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까지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정책 상품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TCB 대출 잔액은 147조5034억원으로 지난해 말(127조7199억원) 대비 15.5%(19조7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 TCB 대출 잔액은 매달 3.1%씩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월 평균 증가율이 2.4%였던 것에 비해 확연히 빨라진 속도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은행 TCB 대출 잔액은 몇 달 내에 1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보면 IBK기업은행의 TCB 대출 잔액이 48조12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21조2123억원 ▲신한은행 20조1497억원 ▲우리은행 17조4244억원 ▲KEB하나은행 16조5769억원 등 4대 시중은행들의 TCB 대출 규모가 컸다.

TCB 대출은 담보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은행들로 하여금 전당포식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2014년 7월에 도입한 제도다. 기술보증기금을 비롯해 한국기업데이터, NICE평가정보 등 기술신용평가사들로부터 보유 기술력에 대한 평가서를 받은 중소·중견기업이 이를 은행에 제출하면 대출을 내주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TCB 대출의 확대에 남다른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전 정권의 정책 상품임에도 여전히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일각에서는 TBC 대출사업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 아래서도 힘을 잃지 않으면서 TCB 대출 시장은 이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우세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은행들이 지나치게 실적 위주로 기술금융을 다루고 있다는 우려는 TCB 대출의 선순환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매년 상·하반기 각 은행들의 기술금융 수준을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수 은행에는 보증 출연료를 차감해주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소 규모가 작더라도 확실한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함이지만, 반대로 은행들이 이에 맞춰 보여주기 식 영업에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은 전 정부와 현 정부의 공통된 방침인 만큼 TCB 대출은 앞으로도 동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진정성 있는 기술금융 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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