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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지방 분양 잇따라 연기…미분양 파고 넘기 쉽지 않아


입력 2018.07.23 06:00 수정 2018.07.23 06:12        권이상 기자

충북, 강원도 등서 분양 앞둔 건설사들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분양연기

미분양 적체 심한 곳일수록 건설사들 분양 몸사리기 뚜렷

설사들이 하반기 지방 분양을 두고 고심을 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이 대거 적체돼 있는 지역일수록 분양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사진은 지방의 한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사들이 하반기 지방 분양을 두고 고심을 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이 대거 적체돼 있는 지역일수록 분양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사진은 지방의 한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지방에서 아파트 공급을 계획했던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이는 지방 미분양이 쌓이고 있어 분양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선거에 이어 월드컵 시즌, 계절적 비수기, 여름 휴가철 등이 겹치며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올초에 예정돼 있던 분양을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1년을 미룬 곳도 있다. 특히 대형사의 경우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지방이라도 예정된 분양일정을 강행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견사들은 쉽게 공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지방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방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갔다고 평가하며 지방 아파트 공급 위기까지 우려하고 있다.

또 대형사들도 과거 지방 분양시장에서 고분양가로 배짱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 아파트가 적체돼 낭패를 본 경험이 있어 아파트 공급에 신중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설사들이 하반기 지방 분양을 두고 고심을 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이 대거 적체돼 있는 지역일수록 분양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실제 미분양 물량이 5288가구인 충북에서 동양건설산업이 올 1분기 계획했던 충북 청주 동남지구 내 아파트 분양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동양건설산업은 분양 일정을 오는 9월로 잡아놓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일정을 더 미룰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제일건설도 당초 지난 4월 충북 호암지구 재일풍경채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을 세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일정을 하반기 중으로 변경했다.

충북의 경우 지난달 기준 미분양 물량이 5288가구로 전월인 5월보다 16.6%(751가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청주는 10개월째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강원도 상황도 비슷하다. 강원도의 현재 미분양주택은 5월말 기준 총 4883가구다. 이는 5월 기준으로 2010년(5105가구)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불과 2년 전(1943가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동월(3013가구)보다는 1870가구가 늘었다.

강원도 주택시장 침체에 가속도가 붙자 역내 건설사들도 분양일정을 지속적으로 연기하고 있다.

원주 중앙공원 더샵은 지난해부터 분양일정이 미뤄져 오다가 최근에도 7월에서 10월로 분양이 연기됐다.

시행자인 IPC원주PFV㈜는 분양을 세차례나 연기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분양성공률이 높은 대형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침체돼 있는 지방 분양시장을 깨울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미분양이 적체된 지역에서는 대형사들도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하지 않으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연기가 하반기까지 지속되면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지방에서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아파들이 서울·수도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중도금 무이자, 초기 계약금 인하 등을 앞세워 분양촉진에 나섰지만, 지방 분양시장의 한파를 쉽게 뚫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새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당장 미분양은 해소될 수 있지만, 주택경기 하락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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