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軍 정치개입·계엄령 문건 공방…송영무 "기무사 개혁할 것"
한국당, 기무사의 청와대 보고시기 집중 공격
민주당, 기무사의 위법·위헌적 내용 강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란을 두고 여야 위원들의 공방이 펼쳐졌다. 야당 위원들은 기무사 문건 공개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고, 여당은 시기보다 내용에 무게를 두면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한국당, 기무사의 청와대 보고시기 집중 공격
이날 업무보고에 출석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기무사 문건을 알았을 때 국가에 시기적으로 도움이 될까 생각을 했다"고 발언해 계엄령 문건의 보고 시점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심각한 문건을 (3월 중순) 최초 인지한 뒤 한 달 반 만에 청와대에 구두로 얘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시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송 장관과 함께 출석한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해당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할 때 쿠데타를 모의한 것이라고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하자 장 의원은 "송 장관에게 어떤 식으로 보고했는지도 말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청와대가 기무사 문건이 정말로 위중하고 폭발력이 크다고 생각했다면 왜 즉시 수사하지 않았겠느냐"며 "최저임금 파동이나 취업난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할 즈음 돌연 기무사의 쿠데타를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기무사의 위법·위헌적 내용 강조
반면 여당은 보고 시기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고 맞받았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무사의 불법 행위를 어떻게 개선하고 개혁할 것인지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며 "기무사 문건의 보고가 왜 늦었냐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흐뜨리려고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기무사 문건 곳곳에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내용이 있다"며 "문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돼야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진보라 하지 않고 '종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표현은 군의 판단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기무사가 세월호 가족들을 사찰하거나 수장을 제안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 담화 때 감성에 호소하라는 식으로 제안하는 것 자체가 기무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위법성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여야의 날선 질의에 "기무사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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