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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트럼프, 푸틴 ‘짝사랑’하는 이유는?


입력 2018.07.19 22:00 수정 2018.07.19 18:39        이배운 기자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에도 우호적 발언 뭇매

중국 및 유럽 견제·한반도 비핵화 힘 싣기

중국에도 팔 벌리는 푸틴…미·러 협력 가능성 미지수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에도 우호적 발언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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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팔 벌리는 푸틴…미·러 협력 가능성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러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러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잇따라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정치적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미국 내에선 서구 자유주의 진영에 위협이 되는 인물에 부적절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푸틴이 오바마보다 훨씬 나은 리더십을 가졌고 더 일을 잘하한다”고 치켜세웠고, 당선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찬사를 주고받으며 '브로맨스'(남자끼리의 우정)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러시아가 여전히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매우 고맙지만,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난 16일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아주 강하게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며 "나도 그런 일을 러시아가 저질렀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미국에 해킹을 시도하고, 대선 당시 광범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자국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를 부정하며 푸틴 대통령을 두둔한 셈이다.

(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친밀관계를 강화해 신흥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지정학적으로 매우 밀접하면서도 경제규모 자체는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아 유용한 동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함께 서유럽을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 탈퇴 및 북대서양 조약기구 방위비 분담, 무역갈등 문제로 서유럽 국가들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유럽의 대표적인 안보 위협으로 꼽히는 러시아와 협력해 압박을 강화할 수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미·러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정치적 과업으로 삼고있고,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주변국들도 핵을 보유하면서 안보 정세가 개편되는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 프로잭트인 ‘신동방정책’은 결실을 거두려면 남북관계 회복 및 극동아시아 정세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독재자를 동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향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경의를 숨기지 않는 등 강권적 국가 지도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첩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등과 관련해 불리한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지난 4월 시리아 다마스쿠스 동부 구타지역의 도마지구에서 시리아 군의 폭격으로 연기가 나고 있다. ⓒABC뉴스 지난 4월 시리아 다마스쿠스 동부 구타지역의 도마지구에서 시리아 군의 폭격으로 연기가 나고 있다. ⓒABC뉴스

다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애가 성과 도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도 안보·경제 측면에서 이해를 일치하고 중·러 우호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는 탓이다.

미·러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시리아 내전’도 언제든 갈등관계를 격화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 미국과 서방 진영은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세습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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