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비핵화 시간표…25년 핵파기 역사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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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20일 20:11:20
    사라진 비핵화 시간표…25년 핵파기 역사 데자뷔?
    대화의지 확인했지만…협상주도권 기싸움 장기전 불가피
    北 수십년간 합의와 파기 반복, 비핵화 보상 패턴 경계
    제네바합의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파기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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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19 23:00
    박진여 기자(parkjinyeo@dailian.co.kr)
    ▲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종전의 일괄타결식 속도전에서 단계적 협상을 통한 장기전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한반도 비핵화 필요 조건인 시간표가 없어지며 지난 25년 간 지지부진했던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대화의지 확인했지만…협상주도권 기싸움 장기전 불가피
    北 수십년간 합의와 파기 반복, 비핵화 보상 패턴 경계
    제네바합의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파기 대표적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종전의 '일괄타결식 속도전'에서 '단계적 협상을 통한 장기전'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한반도 비핵화 필요 조건인 시간표가 없어지며 지난 25년 간 지지부진했던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서두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면서 "북한과 문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비핵화를)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며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여러분들이 아주 만족할 것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두를수록 나쁘고, 오래 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일괄타결, 즉 '원샷 딜' 방식을 고수했지만,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는 속도조절론을 꺼내 장기전을 염두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5년 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이처럼 진행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법은 아니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의제마다 시간을 끌어 전략적 활용여지를 최대화하는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왔다. 이번 협상에서도 단계별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그간의 '협상-보상-파기' 패턴의 핵 협상 데자뷔(deja-vu·旣視感)를 불러 일으킨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지난 수십년 간 실패의 역사를 반복했다. 북한은 핵개발 전인 1991년 남북한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핵개발에 착수하면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협상에 나섰다.

    ▲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지난 수십년 간 실패의 역사를 반복했다. 북한은 핵개발 전인 1991년 남북한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핵개발에 착수하면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협상에 나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1993년 3월 '1차 북핵 위기'로 시작된 북한의 핵협상은 북미 양자회담에서 6자회담으로 형식을 바꾸며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했던 북한과의 핵협상은 1991년 남북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시작으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굵직한 합의들에도 북한의 핵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며, 이제 핵무력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협상에서 핵 동결과 경제 지원을 맞바꾸는 보상 조건을 내세운 뒤, 이후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재개해왔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후속협상을 앞두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에서 북한과 합의한 실무협의체 '워킹그룹'을 구성해 비핵화 협상 준비에 착수했지만, 북측에서는 한 달째 특별한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2라운드에 있어 양측이 대화 의지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 한편, 협상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기싸움이 더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질 후속협상에서는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핵탄두 해외 이관·반출 등 상징적 조치를 제시하는 한편,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등 관계정상화 및 경제적 성과를 위한 미국의 조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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