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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 시찰 나선 北김정은…기업 발전 전략은?


입력 2018.07.20 00:00 수정 2018.07.20 05:58        이배운 기자

품질제고및 맞춤형 생산, 마케팅 전략 강화 등 지시

방직공장·화학섬유공장 질타, 국영기업 운영실태 드러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품질제고및 맞춤형 생산, 마케팅 전략 강화 등 지시
방직공장·화학섬유공장 질타, 국영기업 운영실태 드러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후 함경북도 일대 경제현장 8곳을 잇따라 시찰하면서 경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일성 시대 전형화된 북한 최고지도자의 기업 현장지도는 단순한 민생행보에 그치지 않는다”며 “국가 정책적으로 시급한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 및 ‘모델 창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김 위원장이 기업 발전 전략으로 품질제고및 맞춤형 생산, 마케팅 전략 강화, 제품 표준화 및 국산화 등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방직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방직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의주 화장품공장 관리자들에게 “세계적으로 이름난 화장품들을 대비적으로 분석해 제품들의 질을 새롭게 갱신해야 한다”며 “수요자의 기호와 년령, 체질별 특성에 맞게 품종을 늘여나가기 위한 연구사업을 부단히 심화시켜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는 상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품질 제고 및 수요 변화에 부응하는 ‘맞춤형 생산’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 위원장은 “화장품의 안전성과 품질, 특정한 효과들을 정확히 담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관리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며 품질관리체계 준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장품의 가치를 높이는데서 화장품용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제품의 특성과 기호품으로서의 특색이 살아나면서도 선물하거나 기념품으로 줄 수 있게 포장형식을 다양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인 마케팅 전략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외에도 제품의 표준화 및 규격화, 생산공정 현대화, 기술 집약형 공정 마련 등의 과업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침을 설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화학섬유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 화학섬유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그러나 신의주방직공장과 화학섬유공장 관리자들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질타는 북한지역 대부분 국영기업의 생산·운영난 실태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박영자 실장은 북한의 국가경제정책 변화에 따라 중앙기업 운영의 굴곡이 심하고 생산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원료 공급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불안정한 수력·화력에 의존하는 전력난이 지속되는 탓에 생산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신의주 방직공장 관리자들에게 “과학기술에 의거해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로력 타발만 한다”며 “난관 앞에 주저않아 일떠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동면하고 있다”고 질책한 것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업관리 제도의 혼란과 형식적인 대응도 문제로 꼽힌다. 북한 기업관리 제도의 원형인 ‘대안의 사업체계’는 식량배급 등 공장 성원들의 후생제도 작동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생산품의 시장 경쟁력과 노동자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탓에 사업체계가 무력화되고 근로의욕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 섬유화학공장에서 국가 기업정책의 미진한 수행 상황에 대해 “지배인, 당위원장, 기사장이 서로 밀어내기를 하면서 누구 하나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방직공장과 화학섬유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않는 주원인은 생산의 필수 요소인 원료와 전력 부족 때문”이라며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 정상화는 요원하며 간부들이 의욕을 가지고 활동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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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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