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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서울 아파트값 '들썩'…여의도·강남 급매물 사라지고 호가 '쑥'


입력 2018.07.19 06:00 수정 2018.07.19 05:58        권이상 기자

여의도 통합 개발 방침 전해지면 일대 급매물 대부분 팔리거나 거둬들여

잠실 등 강남권 대기 수요들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전만 불투명해

서울 여의도와 강남권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DB 서울 여의도와 강남권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DB


정부의 보유세 인상 여파 등으로 거래절벽에 빠졌던 서울 아파트값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시 주도로 통합개발 계획이 추진 중인 여의도 일대와 재건축이 주를 이루는 강남권 일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유세 인상과 함께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걸림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들썩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호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지속적으로 집값을 억누르고 있고, 여의도 통합개발의 경우 계획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와 강남권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여의도의 경우 서울시가 업무와 주거가 어우러진 신도시급으로 통합개발하겠다고 밝힌 뒤 일대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6400여 가구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 통합 개발이 가시화되고 초고층 주상복합개발도 가능해져 강남과 강북을 잇는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감이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12곳 6460가구다.

단지별로는 ▲시범 1790가구 ▲광장 744가구 ▲한양 588가구 ▲미성 577가구 ▲대교 576가구 ▲삼부 450가구 ▲진주 376가구 ▲공작 373가구 ▲수정 329가구 ▲목화 312가구 ▲서울 192가구 ▲초원 153가구 순이다.

대부분 이들 아파트는 1971년부터 1978년 사이 지어진 단지로 재건축 연한(40년)이 지난 아직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올해 6월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가 도계위에 상정됐지만 조만간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발표될 것이란 이유로 보류됐다.

서울시는 다음 달 공개하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지켜본 뒤 재건축 사업 방향을 수정해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통합 개발이 본격화되자 최근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 개발계획안 발표만으로도 투자하기 적당한 물건 있는지 확인하려는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몇통씩 온다”며 “대부분 10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찾고 있지만, 급매물은 벌써 주인을 찾아 물건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목화의 경우 지난 1월 89.26㎡가 9억4000만원(2층)에 거래됐는데 최근에 나온 매물은 12억원으로 3개월여 만에 2억원이 넘게 올랐다”며 “대부분 개발이 구체활될때까지 집을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아 앞으로 5000만~1억원 이상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다.

보유세 인상안이 23억원 이상의 고액 아파트 소유자와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에 집중되면서 대상에서 제외된 대기 수요들이 움직이는 모양새다.

실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이 아파트 전용 82.61㎡의 경우 지난주에만 2000만∼3000만원 상승한 18억2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 역시 이달 초 1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15억8000만원 선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2개월 정도 연속 하락하자 그동안 대기하고 있던 일부 수요들이 서둘러 일부 저가 급매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수 문의가 많거나,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주요 지역의 아파트 호가가 올랐다고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나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평가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반의 반토막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달 아파트 거래량은 18일 기준 3041건으로 일평균 168건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160건(총 4821건)과 비슷한 수준이고, 지난해 7월 일평균 466건(총 1만4461건)과 비교하면 36%에 불과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국지적인 호가 상승세로 서울의 주택시장이 안정됐거나 반등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서울시가 여의도 개발을 위해 종상향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정부의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와 형평성 문제 등에 부딪혀 계획이 장기화될 수 있어 무턱대고 투자하기는 무리가 크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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