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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치고, 늘리고 차별화로 승부…갈 곳 잃은 SSM의 진화


입력 2018.07.19 06:00 수정 2018.07.19 05:58        최승근 기자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 제한,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수익성 악화 지속

매장 내 H&B 스토어, 어린이놀이방 등 고객 맞춤형 차별화 전략 고심

각종 규제로 성장세가 둔화된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차별화 전략을 통해 탈출구 모색에 나섰다. 온라인 시장으로 이동한 10~20대 젊은 층 소비자를 겨냥해 H&B 스토어를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등 소비 타깃별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으로 전통시장 반경 1㎞ 이내 출점 금지, 월 2회 의무휴업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SSM 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들어 일부 업체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규제로 신규 출점이 제한된 데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편의성을 강조한 편의점, 온라인 시장에 밀리면서 성장 동력을 잃은 탓이다.

이에 SSM 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 입점을 통해 구색을 확대하고, 지역 상권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끌어들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슈퍼with롭스 조감도.ⓒ롯데쇼핑 롯데슈퍼with롭스 조감도.ⓒ롯데쇼핑

SSM 업계 1위 롯데슈퍼는 오는 19일 그룹에서 운영 중인 H&B스토어 롭스(LOHB’s)와 결합한 ‘롯데슈퍼 with 롭스’를 오픈한다.

기존에 운영하던 슈퍼마켓 상품 6600여개를 5500여개로 대폭 축소하는 대신, 프리미엄급 H&B 상품과 단독 상품 4200여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40~50대 기존 고객과 20~30대 신규 고객 모두를 만족 시킨다는 계획이다.

스틱형 과일, 밀키트, 즉석조리식품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확대하고,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하던 축산코너를 직영매장으로 전환해 하이엔드급 우육과 돈육을 취급한다. 또한, 전통주와 위스키 대신 와인과 사케, 크래프트 비어 등 트랜디한 상품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스틸라’ ‘부르주아’ 등 롭스 단독 카테고리 킬러 아이템과 기능별 스킨케어 존(Zone) 구성을 통해 조금 더 손쉽게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으며, 자유롭게 테스트 할 수 있는 ‘메이크업 바(Make up bar)’도 마련했다.

롯데슈퍼는 ‘롯데슈퍼 with 롭스’ 1호점(시흥은행점)을 시작으로 H&B 전문매장인 롭스와의 하이브리드 매장 개발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개월간의 테스트 운영을 통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하이브리드 매장의 틀을 완성하고, 이후 새로운 브랜드 네이밍을(가칭 LOTTE SHAB#)’ 갖고 본격적으로 매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GS수퍼마켓은 매장 내 어린이를 위한 문화 공간을 마련해 가족 단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5월 매장 내 어린이놀이방을 설치한 GS수퍼마켓 포항죽도점은 주부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1년 새 매출이 약 48% 증가했다.

회사 측은 “특별한 상권 변화 없이 리뉴얼만으로 매출이 40% 이상 대폭 상승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역 내 인구변화로 가족단위의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자체 분석을 통해, 어린이놀이방 도입 외에도 분식, 조리코너의 재배치 등 각종 차별화 포인트를 선보인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GS수퍼마켓은 매달 모든 놀이시설의 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안전사고에 대비해 전면을 유리로 제작한 후 곳곳에 CCTV를 설치해 매장 안팎에서 놀이방 내부를 지켜볼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포항죽도점을 포함한 총 8개점에서 어린이놀이방을 운영 중이며,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고객을 위한 애견쉼터 7개점, 전기차 충전점포 21개점, 자율계산대를 8개점에서 운영하는 등 전국 매장의 상권에 맞게 고객 편의요소를 도입한 맞춤형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매장 내 어린이놀이방을 설치한 GS수퍼마켓 포항죽도점은 주부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1년 새 매출이 약 48% 증가했다.ⓒGS리테일 지난해 5월 매장 내 어린이놀이방을 설치한 GS수퍼마켓 포항죽도점은 주부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1년 새 매출이 약 48% 증가했다.ⓒGS리테일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부산용호점은 인근 지역의 소득수준이 높고, 매장 인근에 약 1500세대 아파트 단지가 있는 점을 감안해 트렌드 상품 중심의 구색 보강과 점포 구조 개선을 통해 매장 고급화에 나섰다.

신선식품의 경우 생산자 실명제 상품, 친환경 상품, 유기농 상품, 동물복지 상품 종류를 확대하는 한편 3단 대형 수족관을 도입해 수산물의 선도 및 진열 상태를 개선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해외소싱 상품은 별도의 매대를 구성했다.

또한,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경량형 쇼핑카트로 바꾸고, 애견동반 방문 고객의 편의를 위해 별도의 애견보관함을 설치했다.

김이기 GS리테일 수퍼전략추진팀장은 “자신만의 상품,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찾는 고객의 특성에 맞추며 만족도 향상을 위해 수퍼마켓의 급을 한 단계 업데이트해 오픈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 구색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즐거움을 제공하는 점포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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