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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독재자들의 정치 부상"…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 우려


입력 2018.07.18 10:04 수정 2018.07.18 10:05        이배운 기자

“갑자기 스트롱맨 정치가 우세…전 세계가 야만으로 회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CNN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CNN

“갑자기 스트롱맨 정치가 우세…전 세계가 야만으로 회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스트롱맨’ 정치의 부상과 독재 세력의 확대를 경고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통해 “공포와 분노의 정치가 몇 년 전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독재자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위를 돌아보라. 갑자기 스트롱맨 정치가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선거와 민주주의의 일부인 척 하는 것들이 계속되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매순간 민주주의의 의미를 주는 모든 제도나 규범들을 손상시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중동 지역에서 독재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리아, 리비아 정부 지도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진핑 주석은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황제'라는 별명이 붙었고, 푸틴 대통령은 20년째 장기 집권하며 '21세기 차르'로 불리고 있다.

또 15년간 장기집권 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2033년까지 중임이 가능하도록 개헌 작업을 마치고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명실상부한 ‘21세기 술탄’에 등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중동 지역에서는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이 튀니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란을 중심으로 독재 국가의 세력이 더욱 막강해지는 상황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이번 발언이 미러 정상회담 직후 나온 점에 비쳐 트럼프 대통령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내세우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며 서방 자유민주주의 동맹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누구도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그의 사람들은 바짝 긴장해서 주의를 기울인다. 나는 나의 사람들이 똑같이 하기를 원한다“며 독재 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 세계가 더 위험하고 야만적인 곳으로 돌아가려는 위협을 목격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이같은 흐름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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