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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약품 '바이오 본토' 미국 공략 결실…FDA 승인 임박


입력 2018.07.18 06:00 수정 2018.07.18 06:11        손현진 기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 시장 공략 가속화…FDA 승인은 '필수관문'

보완자료 요구엔 발빠른 대응이 관건…기업별 '퍼스트 무버' 전략 눈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만든 의약품이 '바이오산업 본토'라 불리는 미국 진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미국 허가 심사가 재개된 유방암·위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셀트리온헬스케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만든 의약품이 '바이오산업 본토'라 불리는 미국 진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미국 허가 심사가 재개된 유방암·위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셀트리온헬스케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만든 의약품이 '바이오산업 본토'라 불리는 미국 진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특히 현지 진출에 필수적인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눈앞에 둔 국산 의약품이 잇따르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쥬마'의 미국 허가 심사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FDA에 허쥬마 품목허가를 위한 추가 보완자료를 공식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트룩시마' 품목허가를 위한 보완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작년 4월과 5월 FDA에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를 각각 신청해 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FDA는 지난해 5월 시행한 정기실사 결과에 따른 CRL(최종 보완요구 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을 두 품목 모두에 발송한 바 있다.

FDA는 바이오의약품 품목 허가에 대한 추가 보완서류를 접수하면 통상 6개월 안에 해당 제품의 허가 심사를 마무리한다. 이에 셀트리온은 연내 두 제품의 미국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FDA 허가를 받게 되면, 셀트리온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Pfizer)를 통해 공급하고 있는 '램시마'와 함께 총 3개의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미국에 선보이게 된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미국 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은 글로벌 제약사 테바(TEVA)를 통해 현지에 조속히 선보일 예정이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세 제품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이고, 이 중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규모는 절반을 웃도는 약 13조원에 달한다. 램시마 매출은 2016년 400만달러(약 45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억1800만달러(약 1327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같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도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의 미국 판매 허가를 작년 12월 신청해 연내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이 개최한 '나보타 서울 2018' 심포지엄.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개최한 '나보타 서울 2018' 심포지엄. ⓒ대웅제약

제넨테크가 개발해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은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린 의약품으로, 내년 6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시점부터 바이오시밀러의 상업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 지위를 차지하려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를 비롯한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출현하면서 고가 오리지널약이 지배하던 미국 의료시장에서도 규제당국과 의료계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암환자에게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판매 허가 획득과 상업 론칭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판매 허가를 눈앞에 뒀다. 대웅제약의 나보타 공장은 지난 5월과 6월에 미국·캐나다·유럽 규제당국의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았다. 이같은 제조처 허가를 받고 품목 승인까지 받으면 해당 국가 진출이 가능해진다.

다만 대웅제약은 지난 5월 FDA로부터 CRL을 받아 품목 허가는 보류된 상태다. 회사 측은 보완자료를 신속히 준비해 심사 재개를 신청할 것이며, 심사는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나보타의 미국 판매 허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2015년 11월 혈액제제 기반 면역결핍치료제 'IVIG-SN'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나 이듬해 제조공정과 관련된 CRL을 받았다. 이에 대한 보완 자료를 지난 1분기 제출하면서 IVIG-SN 허가도 연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작년 10월에는 22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연간 생산능력이 100만리터에 달하는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했다. GC녹십자는 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 우선 충북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미국에 수출하고, 캐나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신약 'SKL-N05'도 이르면 올해 FDA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제품은 SK바이오팜이 2011년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한 신약이다. 양 사는 이후 공동개발을 통해 작년 임상 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SKL-N05가 미국에서 판매되면 SK바이오팜은 기술수출에 따른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335억달러(약 480조원)으로 전 세계 제약시장(약 1200조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바이오산업 선도 국가인 만큼 까다로운 FDA 실사를 통과한 것만으로 기술력을 입증하는 의미가 있다"며 "미국 시장에 퍼스트 무버로 진입하게 되면 고속 성장이 보장돼 이를 겨냥한 의약품 개발과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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