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마카키스, 올스타로 거듭난 특별한 비결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5일 03:04:25
    꾸준한 마카키스, 올스타로 거듭난 특별한 비결
    34세 나이에 커리어 하이 페이스 질주
    코치 조언 받아들여 타격 포인트 변경
    기사본문
    등록 : 2018-07-17 13:39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 마카키스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회춘'이다. ⓒ 게티이미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베테랑 우익수 닉 마카키스(34)가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마카키스는 전반기를 마친 현재 0.323/0.389/0.488의 슬래시 라인에 10홈런, 61타점을 기록 중이다. 총 120안타를 때려 내셔널리그 최다안타 전체 1위에 랭크돼있다. 현재 207안타 페이스로 커리어 첫 200안타 도전도 가능하다.

    올 시즌 애틀랜타(52승 42패)가 필라델피아(53승 42패)에 반 경기 뒤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에 올라 있는 여러 이유들 중에는 연일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는 마카키스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팀의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것. 이런 눈부신 활약으로 1983년생인 마카키스는 데뷔 13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마카키스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또한, 그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메이저리그 타자에게 꾸준하다는 것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부상 없이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계속 유지하는 것 또한 분명 이에 해당된다. 이런 기준에서 마카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들 중 한 명이다.

    마카키스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처음 선 2006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1839경기를 뛰었다. 같은 기간 마카키스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뛴 선수는 단 2명으로 로빈슨 카노(1866경기)와 스즈키 이치로(1840경기)뿐이다. 하지만 카노는 올 시즌 금지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고 있으며 이치로는 시즌 중간 프런트로 새 삶을 시작했다. 결국, 현시점에서 2006년 이후 마카키스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뛴 메이저리거는 없다.

    2003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마카키스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61홈런, 300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데 특히 2007시즌에는 0.300/0.362/0.485, 23홈런 112타점을 기록했고 2008시즌에 0.306/0.406/0.491의 성적으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어드밴스드 지표로도 wOBA(가중 출루율) 0.392, wRC+(조정 득점 창조력) 138을 기록한 2008시즌은 마카키스 커리어 최고의 한 해였다.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마카키스의 그 해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도)를 각각 6.0과 7.4로 평가했다.

    그러나 마카키스는 29세였던 2013년부터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타석에서의 날카로움과 파워도 하락했고, 특히 2012시즌 기록한 OPS 0.834를 마지막으로 단 한번도 OPS가 8할을 넘어서지 못했다.

    마카키스는 2015시즌 FA 자격을 얻어 애틀랜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17시즌 0.275/0.354/0.384의 슬래시라인과 8홈런 76타점을 기록했지만 wRC+(조정 득점 창조력)는 95에 불과했다.

    이은 리그 평균에 비해 5% 저조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2018시즌 마카키스는 놀라운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로도 wOBA 0.373, wRC+ 135를 기록, 커리어 최고의 해였던 2008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 WAR는 현재 각각 2.7과 3.1.

    ▲ 볼티모어 시절의 마카키스. ⓒ 게티이미지

    은퇴가 멀지 않은 나이에 갑자기 전성기의 스탯으로 회귀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어느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야구에서도 에이징 커브 (Aging Curve)는 중요하다. 에이징 커브의 핵심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노쇠화에 따라 점점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또 닳고 닳은 선수들의 몸도 부상 위험은 훨씬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마다 에이징 커브의 정점(최전성기)으로 보는 나이는 조금씩 다르다. 심지어 대다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시점인 20대 초반이 이미 에이징 커브의 정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마카키스의 현재 나이인 34세에서는 자연스럽게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그로 인해 대부분 관련 스탯들도 떨어진다고 모두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예로는 알버트 푸홀스가 있으며 마카키스와 동갑내기를 찾는다면 같은 1983년생인 헌터 펜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카키스가 0.333/0.401/0.505, 7홈런, 38타점의 성적으로 5월을 마감했을 때만 해도 이 페이스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6월을 지나 전반기가 끝났지만 그의 페이스는 떨어지지 않았고, 어쩌면 후반기에도 고공비행이 지속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개인 최고 시즌이었던 10년 전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는 마카키스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6월말 뉴욕 타임스에 실린 한 기사에 따르면, 마카키스 본인은 타격 향상의 주된 이유로 달라진 타격 시점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홈 플레이트 앞 쪽에서 배트로 공을 때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오리올스 시절 첫 타격 코치였던 테리 크로울리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마카키스에게 홈 플레이트 앞쪽에서 공을 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좋은 각도로 공을 때릴 때 강한 타구가 나올 확률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타석에서 콘택트 포인트를 앞에 두면 몸 쪽 공 대응에 유리하다. 콘택트 포인트가 너무 뒤쪽에 있으면 몸 쪽 공에 먹힌 타구가 나오거나 배트가 부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콘택트 포인트를 앞쪽에 두면, 몸 쪽 공을 칠 때 더 좋은 타구 각도가 나온다(물론 이는 선수들의 스윙 궤적과 스윙 스피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콘택트 포인트를 포함한 타격 이론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은 것이 제일 중요하다).

    실제 올 시즌 마카키스는 스트라이크 존을 아홉 개로 나눈 타구 존 분석에서 몸 쪽 중간 높이의 투구에 21개의 안타로 가장 많은 안타를 뽑아냈다. 프로 초기에 배운 코치의 조언을 베테랑이 돼서도 되새기며, 이를 끊임없이 실제 타석에서 적용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는 마카키스의 자세가 더 놀랍다.

    이런 콘택트 포인트의 변화로 올해 타구 속도(Exit Velocity)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7시즌 마카키스의 평균 타구 속도는 88.3 마일. 하지만 올 시즌 91마일의 평균 타구 속도로 작년보다 무려 2.7마일이 증가했다. 참고로 스탯캐스트가 타구 속도를 측정한 2015년 이래, 마카키스의 평균 타구 속도는 올해가 가장 빠르다.

    ▲ 마카키스 타구 분석. ⓒ 데일리안 최영조

    자연스럽게 강한 타구(Hard%) 비율도 작년 33.1.%에서 올해 41.2%로 8%이상 증가했다. 자세히 분석해보면 작년 대비 약한 타구(Soft%)비율이 15.6%에서 13.6%, 중간 타구(Mid%)비율이 51.2%에서 45.2% 로 각각 2%, 6%씩 떨어졌는데 이 타구들이 모두 강한 타구로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참고로 약한 타구 + 중간 타구 + 강한 타구 = 100%).

    현재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중도 27%로 커리어 최고를 기록 중이다. 위의 타구 속도와 타구 분석 데이터로 보면, 놀랍게도 올 시즌 마카키스는 타석에서 데뷔 후 가장 강한 타구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홈런 숫자도 동반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160경기에서 기록한 8홈런을 올 시즌은 이미 전반기에만 10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또한 타격 시점 변화 및 타구 속도 증가와 모두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삼진 비율의 감소다. 이 또한 타격 시점 변화에 따른 변화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 물론 통산 출루율(0.359)이 0.360에 육박하는 마카키스는 줄곧 선구안이 좋은 타자였다. 통산 111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804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통산 타석에서 삼진비율과 볼넷비율은 각각 13.2%와 9.5%.

    하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마카키스의 삼진비율은 10.9%→11.8%→12.1%→14.8%→16.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볼넷 비율은 7.9%→8.7%→10.2%→10.4%→10.1%를 기록했다. 2018시즌 마카키스의 삼진, 볼넷 비율은 각각 11%와 10%. 최근 흐름에서 보면 볼넷 비율은 그대로 유지한 채 삼진 비율을 뚝 떨어뜨린 셈이다.

    지난해 대비 삼진비율은 무려 5%이상 떨어졌다. 또 마카키스는 삼진을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가치 없는 결과물로 생각하기에 타석에서는 타구를 인플레이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삼진 비율의 감소는 콘택트 포인트를 앞으로 끌어온 것과 타구를 인플레이 시키려는 마카키스의 복합적인 노력이 가져온 변화는 아닐까.

    ▲ 올스타에 선정된 마카키스. ⓒ 게티이미지

    좌타자인 마카키스는 올 시즌 좌투수 상대로도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2018시즌 좌투수 상대 성적은 0.333/0.393/0.524, 우투수 상대 성적은 0.318/0.387/0.469다. 비록 적은 샘플이지만 좌투수 상대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좌투수 상대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인플레이된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은 0.379로 우투수 상대 BABIP 0.327 보다 높아서 후반기 좌투수 상대 성적은 다소 하락의 여지도 있다. 하지만 마카키스의 통산 좌투수 상대 성적은 준수하다(0.284/0.340/0.392, BABIP 0.323). 물론 이는 우투수 상대 통산 성적 (0.292/0.368/0.441, BABIP 0.316)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브레이브스와 4년 계약이 종료되는 마카키스는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물론 올 시즌 마카키스의 활약이 선수 말년에 보여주는 깜짝 반등일지, 아니면 커리어 연장의 터닝포인트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후자라면,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다.

    마카키스가 5년 정도 풀타임으로 더 뛸 수 있다면 통산 3000안타도 그의 가시권에 들어온다. 현재 마카키스는 통산 2172 안타를 기록 중으로 부상만 없으면 올 시즌이 끝난 후 2200안타는 거뜬히 넘어선다. 2017시즌 후 발간된 ‘빌 제임스 핸드북 2018’은 마카키스의 3000안타 달성 가능성을 28%로 내다봤다. 현역 선수 중에서 미겔 카브레라 (2676안타, 67%)와 로빈슨 카노(2417안타, 57%) 다음으로 높다. 물론 쉬운 도전은 아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마카키스는 몸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인간의 신체는 정말 놀랍다"는 트레이너의 말을 인용하며 "몸 관리를 잘하면, 그것이 결국 자신의 선수생활을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마카키스가 지속적인 몸 관리를 통해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면, '3000안타' 고지 달성도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