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업계, 중금리대출 규제 발맞춰 공시 강화…업계 "대출여력 숨통" 기대
여신협회, 지난달 말 중금리대출 및 운영 현황 확대 '공시기준 개정안' 마련
21일부터 전체 취급금액 및 건수도 공개…"중금리대출 따른 인센티브 기대"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금융업계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정책에 발맞춰 규제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여신업계가 이번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대출 여력 등 수익성 측면에서 숨통 틔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말 중금리대출 공급(예정) 상품 및 상품 운영 현황을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여신금융상품 공시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기준을 평균금리 16.5% 이하와 더불어 최고금리 20% 미만으로 새롭게 명시하고 사전에 공시한 가계신용대출만을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려는 여전사들은 늦어도 분기 시작 3영업일 전에는 공급하려는 상품 현황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실제로 올 3분기 중 중금리대출 상품을 공급 중이거나 공급 예정이라고 공시한 여전사는 롯데카드(롯데카드신용대출), 비씨카드(가맹점파트너스대출), 삼성카드(삼성프라임론), 신한카드(MF일반대출) 등 카드사 5곳, 캐피탈사 7곳(14개 상품)에 이른다.
신상품 출시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롯데카드는 이달 중 새로운 중금리 기준에 맞는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기존 중금리대출 ‘이지론플러스’를 운용 중이던 KB국민카드 역시 ‘(가칭) KB국민 중금리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공시 상 중금리대출 상품을 온전히 새로운 상품으로 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상품을 규정에 맞게 변경할 것인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용 중인 중금리대출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범위도 한층 강화됐다. 개별사는 매 분기 별로 중금리대출 상품에 대한 해당 여부를 판단해 공시하되 판매실적이 높은 상품을 상위에 배치해야 한다. 아울러 오는 21일부터는 연 1회 이상 중금리대출로 공시된 바 있는 여전사 대출 상품 취급금액 및 취급건수도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했다.
이처럼 그동안 신용등급 별 중금리대출 평균금리와 금리 구간만을 공개해 왔던 여전사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의 취급규모로 공시 범위를 확대하면서 개별사 간 실질적인 중금리대출 실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내부 정비를 통해 소비자들의 알 권리 강화와 경쟁 구도 확대 업계 내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 4분기부터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대출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대출자산 비중 계산 시 일반대출의 80%로 축소 반영되는 등 각종 인센티브가 적용돼 카드론 등 대출사업 확대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 내에서 운용해 온 카드론과 중금리대출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어차피 동일한 금리대의 상품이라면 당국이 제시한 중금리대출 요건에 맞춰서 판매하는 것이 대출 규제 등 정책적 인센티브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업계 내 중금리대출 비중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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