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세대교체…아이오닉 지고, 볼트·코나 뜬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 급감…볼트 EV "없어서 못 팔아"
계약물량 1만6000여대 남은 코나 일렉트릭 시장 석권 전망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 급감…볼트 EV "없어서 못 팔아"
계약물량 1만6000여대 남은 코나 일렉트릭 시장 석권 전망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상반기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지만 강력한 ‘내부 경쟁자’인 코나 일렉트릭 판매가 시작된 데다, 세계적인 인기 모델 쉐보레 볼트 EV 공급물량도 확대되면서 하반기에는 왕좌를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15일 환경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1만1704대를 기록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올린 차종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4559대를 기록했다.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2위는 한국지엠이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볼트EV로 2798대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1243대), 기아차 쏘울 EV(1053대), 르노삼성 트위지(1005대) 등이 1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상용화 초기 시장을 주도했던 르노삼성의 SM3 Z.E는 707대로 ‘뉴페이스’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고가의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213대)와 BMW i3(118대)는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경차 기반의 기아차 레이 EV는 8대에 그쳤다.
2016년 3월 출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그 이전까지 판매되던 전기차들보다 우수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신차로서의 강점, 친환경차 전용모델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올 상반기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팎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독주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밖에서는 GM으로부터 볼트 EV 공급물량이 확대됐고, 안으로는 같은 현대차에 속한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되며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차종별 전기차 등록대수는 볼트 EV가 715대로 1위를 차지했고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577대로 2위로 밀렸다. 6월에는 볼트 EV 공급물량이 1673대까지 늘었고, 코나 일렉트릭 출고가 본격화되며 1047대나 등록됐다. 487대의 등록실적을 기록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또다시 3위로 내려섰다. 1월과 3월 1000대 이상씩 팔리던 기세는 급격히 꺽였다.
5월과 6월 전기차 시장을 석권한 볼트 EV는 ‘없어서 못 파는 차’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아이오닉 일렉트릭(200km)보다 월등한 383km에 달해 근거리 출퇴근용 뿐 아니라 장거리 주행까지 가능한데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 한국지엠에서 수요만큼 물량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올해 국내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5000대로 지난 1월 17일 사전계약 개시 3시간 만에 완판 됐다.
선호도만 놓고 본다면 볼트 EV가 국내 전기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아 보이지만 올해 예정된 공급물량 중 잔여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미 상반기 2798대가 등록됐으니 하반기 남은 물량은 2202대에 불과하다. 이미 상반기 4559대를 판매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하반기 아예 판매를 접지 않는 한 연간 판매실적에서 볼트 EV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코나 일렉트릭과의 판매간섭으로 월 400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판매가 하락할 경우 하반기 판매실적에서는 볼트 EV가 우위를 보일 수도 있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이다. 이미 연초 사전계약에서 1만8000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환경부 보조금 지급 규모를 감안해 계약 접수를 중단했을 정도다.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6km(라이트 패키지는 254km)로 볼트 EV를 넘어설 뿐 아니라 선호도가 높은 소형 SUV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라 대중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5월부터 두 달간 등록된 실적이 1243대였으니 아직도 계약물량이 1만6757대나 남았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물량을 2만8000대로 잡고 있으며, 그 중 상반기 등록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물량은 1만6296대다.
코나 일렉트릭의 사전계약 물량이 모두 실제 판매로 이어진다면 하반기 환경부 보조금 지급물량을 전부 싹쓸이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충전 걱정 없이 어느 정도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느냐에 따라 활용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대 중반의 초기 전기차 모델들에서 그걸 200km까지 늘린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거쳐 400km 내외의 볼트EV와 코나 일렉트릭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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