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당국 전쟁선포에 노조 총파업 예고까지…시중은행 '한숨'


입력 2018.07.16 06:00 수정 2018.07.16 06:01        이나영 기자

금감원, 종합검사·대출금리 산정 개편 등 옥죄는 금융감독혁신 방안 발표

금융노조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까지…“중·장기 전략 등 경영정상화 어려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금융노조의 총파업 결의까지 겹치자 시중은행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금융노조의 총파업 결의까지 겹치자 시중은행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금융노조의 총파업 결의까지 겹치자 시중은행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내내 채용비리 문제로 위축됐던 은행들이 하반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야하는데 다시 코너로 몰리고 있어서다. 미·중 무역전쟁, 내수 부진 등 하반기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 글로벌 등 주요 현안에 집중하기 힘들어진 만큼 은행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8월 7일 33개 사업자 10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쟁의행위에 들어간다. 가결되면 지난 2016년 9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건 이후 2년여만에 총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가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나선 이유는 사측과 산별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3차례 조정회의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측과 가장 크게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문은 ‘주 52시간 근무 조기도입’이다.

금융노조는 은행별로 도입 시기가 달라서는 안된다는 조건으로 모자란 인력은 충원하자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인사·예산·안전관리·정보기술(IT) 등 20여개 예외 직무를 둬야 한다며 예외직무에는 유연·탄력근무제를 적용하자고 맞서고 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노조는 정년을 63세로 늘리고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현재 만 55세에서 58세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전쟁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금융권에 대한 대대적인 감독과 검사 강화를 선언해 가뜩이나 은행권의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윤 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성과 중심 경영, 폐쇄적 지배구조, 부실한 내부통제 등으로 소비자 보호가 미흡하고 금융사고와 불건전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감독혁신 방안을 내놨다.

방안에는 종합검사 부활,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금융지배구조 개선,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편 등이 담겼다.

은행권 내에서는 금융노조와 윤 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채용비리 사태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사실상 경영환경이 시계제로 상태였던 만큼 하반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글로벌 등 경영전략 추진에 집중을 하려고 했지만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쟁이라는 표현에 대한 윤 원장의 발언 수위는 예상 밖”이라며 “금리와 수수료 등 시장에 맡겨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감시·감독하려는 것은 과도한 경영간섭”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금감원의 취지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지만 금융사고에 대한 당국의 책임은 없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당국에다 금융노조까지 겹치면서 중·장기 경영전략뿐 아니라 일상 영업활동도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 7월에 주52시간제 도입을 하면 되는데 조기 도입 문제를 놓고 총파업을 진행하려고 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