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교복' 대책 주문한 대통령…교복 문화 싹 바뀔까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5일 16:20:38
    '불편한 교복' 대책 주문한 대통령…교복 문화 싹 바뀔까
    "여자 교복 불편하다" 청원 잇따라…국무회의서 '교복 개선' 언급한 대통령
    기성교복 사이즈 논란에 의견 분분…'가격 접근성' 문제 지속 제기돼
    기사본문
    등록 : 2018-07-13 06:00
    손현진 기자(sonson@dailian.co.kr)
    ▲ 문재인 대통령이 중고교 학생들의 '불편한 교복'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교복 체계 개편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복업체 '스쿨룩스'가 공개한 전속모델 한현민, 전소미 화보. ⓒ스쿨룩스

    문재인 대통령이 중고교 학생들의 '불편한 교복'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교복 체계 개편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이 입는 교복은 신축성이 적은 데다 일반 기성복보다 현저히 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현대판 코르셋'과도 같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학교 현장에서는 생활교복을 도입하는 등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교복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더욱 폭넓은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학생들이 교복을 받으면 수선까지 해가면서 입는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이 편하게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교육부가 적극 나서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실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교복을 편하게 해달라'는 등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여중생의 기성교복은 7세 아동복 사이즈 정도로 작게 나온다는 지적 등이다. 여성계에서도 몸에 딱 붙는 교복 디자인이 여학생들의 인권을 해친다는 점을 지속 제기해왔다.

    문 대통령의 언급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교육감들과 협의해 점검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다음날인 4일 열린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교복 문제를) 학생 눈높이에서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생활교복을 도입하는 등 교복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 기존 교복이 남학생은 와이셔츠와 바지를, 여학생은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는 형태였다면 생활교복은 성별 구분 없이 반바지에 면티셔츠로 이뤄져 있어 활동하기 편한 게 특징이다.

    광주시교육청은 다음달까지 생활교복 우수 사례를 수집하고 올해 2학기부터 교복 관련 업무 담당자 연수를 진행해 생활교복 도입을 유도할 방침이다.

    교복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학교 자율에 따라 결정하도록 돼 있어서 학교와 학부모, 학생 등 구성원들의 협의가 중요하다. 대구시교육청과 충북도교육청은 교복 문제를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관련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 교복차림의 학생들. (자료사진) ⓒ데일리안DB

    '불편한 교복'에 대한 여론은 여학생들의 기성교복 크기가 애초에 작게 나온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일각에선 "여학생들이 옷맵시를 중시해 치마와 재킷 등을 짧게 줄여 입은 탓에 교복 크기도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점차 작게 출시된 것"이라는 등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교복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펑퍼짐한 것보다는 몸에 딱 맞는 디자인이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올해 엘리트학생복이 초중고생 29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10대 학생이 교복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디자인과 핏'이 1위(43.6%)를 차지했다.

    다만 업계는 성장기 학생들이 신체 변화가 큰 것을 고려해 기능성도 보완해왔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스마트학생복은 '엑스트라 바짓단·치맛단'으로 밑단 길이를 8~15cm까지, 허리 사이즈는 최대 10c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스쿨룩스는 허리에 '슬라이딩 매직밴드'를 적용해 밴드를 좌우로 밀면 최대 9.5cm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 교복 문제의 본질은 기성사이즈가 아니라 가격 접근성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격한 신체 성장이나 옷맵시를 위한 과도한 수선 등 어떤 원인으로든 교복을 입을 수 없게 됐다면 새 것을 사서 입으면 되지만, 교복 가격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중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3)씨는 "교복의 장점이 사복 장만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건데 시중 교복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애들 키가 크면 교복은 금방 다시 사야하고, 체육복과 생활복도 가격에 비해 질이 너무 떨어져 학부모 사이에선 아디다스나 나이키를 입히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불편한 교복' 논란이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에는 동하복 교복과 체육복을 갖추면 됐지만 이제는 학교에 따라 후드티·반소매티·반바지 등의 생활교복도 마련해야 한다. 여학생의 '바지 선택권'을 허용하는 학교가 늘면서 치마와 바지를 모두 다 장만하는 학생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교복 논의의 방향 자체를 재검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한 청원인은 "딸아이 교복 비용이 부담돼 정부가 지원해주는 공동구매를 통해 샀는데 파란색 체육복을 세탁하니 파란 물이 빠져 손세탁을 하고 있다"며 "이 정도로 질이 나쁘면 공동구매로 인한 가격인하 혜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교복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지 의문이다"라며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기본 상품을 정부에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호소했다.[데일리안 = 손현진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