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방패' 강화하는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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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7월 17일 15:57:20
    '부실 방패' 강화하는 시중은행
    4대 시중은행 NPL 커버리지비율 109%…전년比 17%P↑
    가계·기업대출 건전성 동반 악화 전망…선제적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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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13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 국내 은행들이 부실 대출에 대한 방패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데일리안

    국내 은행들이 부실 대출에 대한 방패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 안으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대출의 건전성 추락, 밖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무역 환경 악화가 점쳐지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KEB하나은행은 4대 은행들 가운데 홀로 대출 부실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당장의 대응 여력도 제일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109.0%로 전년 동기(92.2%) 대비 16.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 대출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사가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는 의미로, 100%를 넘는다는 것은 해당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부실 대출보다 많은 충당금을 쌓아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올해 1분기 말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109.0%로 전년 동기(92.2%) 대비 16.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별로 보면 대부분 시중은행들의 부실 대응 능력이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신한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같은 기간 94.6%에서 140.1%로 45.5%포인트나 상승하면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 역시 95.8%에서 117.6%로 21.9%포인트 오르면서 100%를 가뿐히 넘어섰다. 우리은행의 경우 87.1%에서 99.9%로 12.8%포인트 상승하면서 NPL 커버리지비율 100% 달성을 눈앞에 뒀다.

    반면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부실 대출 대응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하나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91.5%에서 13.2%포인트 하락하며 78.3%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이처럼 떨어진 이유는 그 만큼 충당금 규모를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하나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1조2102억원으로 1년 전(1조5463억원)보다 21.7%(3361억원) 감소했다.

    오히려 이 기간 하나은행의 부실 채권은 상당히 줄었다. 예전만큼의 충당금 규모만 유지했어도 NPL 커버리지비율은 나아졌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1조7870억원에서 1조5417억원으로 13.7%(2453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앞으로도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충당금을 덜 쌓을 경우 향후 대출에서 추가적인 부실 발생 시 부담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점점 은행 대출의 부실 염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이란 점이다.

    우선 인상 기조로 접어든 시장 금리는 가계 대출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이어져 오던 저금리 흐름 속 가계 대출이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가계의 상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아직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서둘러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가 완연한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국내 금리 인상도 시간문제인 현실이다.

    기업 대출도 부실화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향후 미국과의 통상마찰과 원화 강세,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라 수출이 감소하면서 기업 대출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신흥국 자본 유출이 확산될 경우 국내 외환·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수출까지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 시장 금리 상승 시 저금리로 버티던 한계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 시장의 여건 상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건전성이 나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은행들은 좀 더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갈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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