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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치이고 최저임금에 받히고…출점보다 폐점에 적극적인 대형마트


입력 2018.07.12 06:00 수정 2018.07.12 05:21        최승근 기자

이마트 2개, 롯데마트, 1개, 홈플러스 2개 등 대형마트 3사 올해 5개 매장 폐점

부진 점포 줄이고 성장 가능성 높은 창고형 매장‧편의점 등 신사업 투자

이마트는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편의점 e24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트레이더스 수원점 모습.ⓒ이마트 이마트는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편의점 e24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트레이더스 수원점 모습.ⓒ이마트

2000년대 초반 한 해 수십개 매장이 새로 생길 정도로 황금기를 맞았던 대형마트가 최근에는 출점 보다 폐점 전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진 점포를 정리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승승장구하던 대형마트들이 폐점을 고민하는 것은 온라인으로 쇼핑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대형 매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한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로 출점이 어려워진 이유가 크다. 여기에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로 인해 폐점을 고민하는 대형마트가 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 3사의 폐점 매장 수는 5곳으로 신규 출점 매장 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연내 의왕 오전점과 위례신도시에 트레이더스 각 1곳씩을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올 3월 양평에 이어 서울 독산점과 포항 두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지만 두 곳 모두 점포 개설 허가 등록이 지연되고 있어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반면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폐점을 단행한 이래 올해도 5월 시지점과 6월 부평점 두 곳의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는 5월 동대전점 한 곳을 폐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9월과 11월 각각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을 폐점할 예정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며 최전성기를 보낸 대형마트는 2010년대 들어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2010년 전통시장 보존구역을 지정하는 제도가 신설되면서 전통시장으로부터 500미터 이내 대형마트와 SSM 출점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행됐고, 2012년에는 영업시간 제한 규정이 새로 생겨났다. 초기 자정에서 오전 8시까지였던 제한은 2013년 들어 오전 10시까지로 연장됐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이유로 1시간 더 단축해 폐점 시간이 자정에서 오후 11시까지로 앞당겨졌다.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이 막히고 영업시간도 줄은 상황에서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비용 부담은 더 늘었다. 소형 점포에 비해 대형마트는 매장관리, 계산, 진열 등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도 더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마트의 경우 점포 직원 및 본사 직원의 인건비가 평균 10% 오르면서 약 1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도 인건비와 용역비 부담으로 60억원의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수익은 줄고 비용은 늘다 보니 대형마트들도 신규 출점 보다는 부진 점포를 정리하는 등 효율화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4월 이마트 하남점 잔여부지(하남시 덕풍동)를 신세계건설에 매각하고 같은 달 평택시 비전동 소사벌 부지도 매각했다. 이어 8월에는 코스트코 임대 부동산(양평점, 대구점, 대전점)과 지분 3.3%를 매각했고 11월에는 학성점의 폐점을 단행했다. 올 들어서는 시지점과 부평점의 문을 닫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덕이점 매각도 검토 중이다.

자산 매각과 부진 점포 폐점으로 생긴 자금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최근 이마트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편의점 사업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1인 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과 창고형 할인점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구성점 오픈 이후 7년 만에 매출액이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5년 이후 3년 연속 25%가 넘는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28.7% 늘었다.

롯데마트는 친환경 PB브랜드 '해빗'(Hav’eat)을 건강솔루션 브랜드로 확장해 건강기능식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빅마켓 보다 규모가 작은 ‘마켓D’를 론칭해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트레이더스, 빅마켓 등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과 소용량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편의점 기능을 더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새로 선보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시장으로 쇼핑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아예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온라인 시장을 강화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그룹은 올 들어 잇따라 온라인 시장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올 1월 외부에서 유치한 1조원의 투자금을 이용해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합병하고, 온라인 사업을 전담할 별도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5월 롯데쇼핑 산하 8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 계획을 밝혔다. 또 롯데닷컴을 흡수했으며 3조원을 투자해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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