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원 때문에 스튜디오 실장이 투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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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8일 21:18:51
    양예원 때문에 스튜디오 실장이 투신했을까
    <하재근의 닭치고tv> 네티즌, 명확하지 못한 판단보다 신중한 태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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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11 13:17
    하재근 문화평론가
    유튜버 양예원의 촬영회가 있었던 스튜디오의 실장 A씨가 북한강에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벌어져 양예원을 비난하는 여론이 뜨겁다. 인근에서 발견된 A씨 차량에서 유서가 나왔는데 ‘억울하다, 경찰도 언론도 양예원 쪽 이야기만 듣는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네티즌 공분이 폭발했다.

    그전부터 양예원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았다. 양예원과 A씨가 과거에 나눴다는 카톡 대화 내용이 공개됐는데, 거기에선 양예원이 먼저 ‘이번 주에 일할 거 없을까요?’라고 나서는 등 촬영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네티즌은 이 사건을 양예원이 실장 A씨를 무고한 사건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다 A씨가 투신했다고까지 하니 양예원에 대한 공분이 터진 것이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투신까지 했겠냐며, 양예원의 거짓말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성토한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긴 이르다. 카톡 대화에서 양예원이 촬영에 적극적이었다고 해서 선정적인 촬영을 처음부터 스스로 원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억지로 했는데, 일단 선정적인 모습을 찍힌 후엔 ‘이왕 버린 몸’이라는 심리가 작용하고 또 상대가 자신의 수치스런 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공포심까지 겹쳐, 상대가 원하는 방식대로 순응하면서 ‘돈이나 벌자’는 상태가 됐을 수도 있다. 카톡에서 보인 적극적인 태도와 처음에 원해서 찍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카톡 대화가 최초 촬영 당시에 스튜디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주진 않는다.

    또, 양예원은 카톡에선 촬영회를 서로 합의 하에 진행하는 것처럼 대화가 이뤄졌으나 전화를 통해선 위협적인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이 부분은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양예원이 자포자기 상태로 순응적인 정서가 되면서, 당장 돈이 궁하기 때문에 심지어 촬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까지 된 것이 어쩌면 치밀한 수법에 유도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무너질 만한 타겟을 선정해 일이 진행됐을 수도 있는 것이다.

    A 실장은 양예원이 고발한 것과 유사한 범죄 혐의를 받은 적이 두 차례 더 있었다고 보도됐다. 그리고 양예원이 고발한 이후에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이 속출해 피해 주장자가 총 8명이 된 상황이다. 만약 과거에 받았다는 유사 범죄 혐의들도 사실이고, 8명에 달하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사실이라면, 어린 여성을 끌어들여 원하는 사진을 찍는 것에 상당한 기술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러 사례들의 피해 진술과 양예원의 주장이 유사하다고 경찰 조사에서 나온다면, 양예원의 말에 일부분 신빙성이 올라간다.

    사람들은 양예원 때문에 A 실장이 투신했다고 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양예원은 그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 양예원 한 명 때문에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경찰에 따르면 A 실장이 양예원의 노출사진 유포에 가담했다는 단서를 최근 포착했다고 한다. 거기다가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최근에 2명이 더 늘어나 총 8명이 된 것이다. 이렇게 경찰의 압박에 새로운 피해자들의 등장까지 겹치면서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 극단적인 선택의 원인일 수 있다. 이것은 양예원의 말과 상관없이 진행된 부분이다.

    A 실장은 억울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 경찰이 포착했다는 단서나 8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경찰이 이렇게 국민적 관심이 크고 언론이 하나하나 주시하는 사건에서 과연 A 실장의 말처럼 대놓고 조작에 가까운 편파수사를 했을지도 의문이다. 또, 양예원이 처음부터 얼마 안 되는 액수의 돈을 받고 스스로 원해서 노출사진을 찍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물론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경찰까지 편파수사를 하면서 정말 A 실장이 너무나 억울한 처지가 됐을 수는 있다. 만약 그렇다면 양예원을 비롯해 A 실장을 궁지로 몬 사람들을 엄히 처벌해야 하는데, 이건 수사를 더 지켜봐야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경찰이 앞으로도 계속 이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했다. 경찰 수사가 끝나면 검찰 단계의 검증도 남아있다.

    그런데 네티즌은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양예원 때문에 A 실장이 투신했다고 단정 짓고 양예원을 공격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양예원의 카톡 대화가 이상하고 그 부분과 관련해 양 씨의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진상을 밝혀야 하지만 카톡 대화가 곧 그녀의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말이고 A 실장은 결백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보다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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