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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어디로②] 협상카드 두둑한 北, 살라미 전술에 말린 韓美


입력 2018.07.11 00:00 수정 2018.07.11 06:02        이배운 기자

한미 협상카드 열세…비핵화 거부 명분 될수도

전문가 “비핵화 지연…살라미 방식 거부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한미 협상카드 열세…비핵화 거부 명분 될수도
전문가 “비핵화 지연…살라미 방식 거부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8일 방북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북한이 요구사항을 세세하게 쪼개 단계적으로 이득을 챙겨가는 ‘살라미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3차 방북 비핵화 협상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 외무성이 지난 8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각각의 조치에 대해 보상을 받는 살라미 전술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고위급 회담에 대해 “종전선언 발표 문제,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ICBM의 생산중단을 물리적으로 확증하기 위해 대출력 발동기 시험장을 폐기하는 문제, 미군유골발굴 실무협상에 대한 문제 등 광범위한 행동조치들을 각기 동시적으로 취하는 문제를 토의할 것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종전선언에 대응해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로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를 제시한 것이다.

최강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이 쥐고 있는 비핵화 협상카드는 동창리 발사대 폐기,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폐기,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 및 폐기, 농축 우라늄시설 가동 중단 및 폐기, 핵무기 저장소 폐기, 핵무기 생산공장 폐기, 핵무기 일부 폐기 및 반출, 핵물질 일부 폐기 및 반출, 미사일 주요 부품 폐기 및 반출 등이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한미가 쥐고 있는 카드는 북미수교, 제재해제, 대북 감시 및 정찰 금지, 전략자산철수, 주한미군 감축 정도다.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에 비해 열세라는 설명이다.

한미가 북한의 살라미 협상방식에 응해 카드가 바닥날 경우 비핵화 드라이브는 제동이 불가피하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등 요구를 내밀면 한미는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고 북한은 이를 명분으로 비핵화 조치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수석연구위원은 “살라미 방식 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핵화 시간이 끝없이 길어지고 북한에게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한미는 북한의 살라미 전술을 수용할 수 없고 수용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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