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의 시대적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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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의 시대적 책무
    <칼럼> 악조건에서도 '국민'과 '당원' 눈높이 맞는 분 모셔야
    2가지 시대적 책무, '보수의 정체성 내지 가치'·'공정한 공천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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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09 05:00
    서정욱 변호사
    <칼럼> 악조건에서도 '국민'과 '당원' 눈높이 맞는 분 모셔야
    2가지 시대적 책무, '보수의 정체성 내지 가치'·'공정한 공천룰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을 위한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의 출범을 앞두고 '자천타천(自薦他薦)' 하마평이 무성하다.

    '우당충정(憂黨衷情)'의 고언부터 당을 희화화하고 자해(自害), 모욕하는 조롱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이번에는 과연 과거의 수많은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날개 없이 추락하여 '그라운드 제로'로 내려앉은 위기의 당을 구할 훌륭한 지도자를 모실 수 있을까?

    보수의 대혁신과 대통합으로 사실상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를 구할 시대의 지도자를 모실 수 있을까?

    패배감과 절망감에 주저않아 있는 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환골탈태시켜 미래 '선진통일강국'의 주체로 다시 우뚝 세우는 역사의 지도자를 모실 수 있을까?

    '권한과 책임의 불분명'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인사가 고사하는 현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민심의 채찍을 달게 받고도 잿밥에 눈이 멀어 끝없이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에서 모든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공천권'에서 나온다.

    실제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과반 승리를 만든 '박근혜 비대위'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인적쇄신을 주도한 '김종인 비대위' 모두 공천권을 무기로 당 개혁을 이끌었다.

    그런데 이번 비대위는 다음 총선까지 1년 반 넘게 남아 사실상 '공천권'을 쥐기 어렵다.

    당의 내부 구성원들이 본인들의 정치적 명운을 비대위에 맡겨 놓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비대위가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의 '냉엄한 현실'이고, '근본적 한계'이다.

    그러나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조금이라도 더 맞는 분을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만이 '당'이 살고, '보수'가 살며, 궁국적으로 '국가'가 사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결코 역사속으로 사라져서는 안 되는 당이다.

    자유한국당은 누가 뭐래도 건국과 산업화, 선진화를 주도해온 자랑스러운 '정통 주체 세력'으로 '보수의 중심'이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유례 없는 패배를 당했지만 그래도 국민의 30% 가까이가 지지하는 유일한 '대안 수권 정당'이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정치지도자의 자질과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한 자질로 나누어 살펴보자.

    '지성(intelligenza), 설득력(potere persuasivo), 지구력(resistenza), 자제력(autocontrollo), 지속적 의지(intenzione costante)'

    과거 로마시대부터 일반적으로 요구된 정치지도자의 자질이다. 이 모든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었던 이는 카이사르가 유일하였다 한다.

    오늘날 정치지도자의 자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중에서 필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바로 '지구력'과 '지속적 의지'다.

    '기존의 낡은 정치에 대한 강력한 저항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불굴의 의지'

    이것이야말로 사실상 궤멸된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나온 경세가라면 최소한 요구되는 덕목이 아닌가 한다.

    여기에 현 상황의 자유한국당에 반드시 필요한 보수의 품격,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포용적 리더쉽 등을 갖춘 분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다음으로 이번에 출범하는 자유한국당 비대위의 시대적 책무에 대해 살펴보자.

    '보수의 정체성 내지 가치의 확고한 정립'과 '공정한 공천룰의 제정'.

    필자가 보는 두 가지 책무다.

    먼저 '보수의 정체성 내지 가치'에 대해 살펴보자.

    '공정한 불평등',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배려', '튼튼한 안보', '시장친화적 성장', '북한 동포에 대한 보편적 인권'.

    보수라면 당연히 견지해야할 핵심 가치다.

    이것까지 바꾸고, 버리고, 포기한다면 굳이 자유한국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는 '진정한 보수의 가치'는 지키되 새로운 비전,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낮은 자세로 더 뜨겁게 다가가야 한다.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요, 개혁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는 온고지신(溫故知新), 법고창신(法古創新), 탁고개제(托古改制)의 근본 바탕위에 담대한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공정한 공천룰'에 대해 살펴보자.

    위에서 본 것처럼 이번에 출범하는 비대위가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대위는 철저히 계파의 이익을 초월하여 오로지 당의 이익을 위해 '공정한 공천룰'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룰을 조기에 확정하고, 투명한 평가시스템까지 정립하는 것은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사람에 따라 뒤죽박죽 바뀌는 공천룰이 아니라 공천룰에 따라 사람(공천자)이 바뀌는 '법치공천'이야말로 당 혁신의 핵심이다.

    '僧不自削(승부자삭)', 스님이 제 머리를 깎을 수 없듯이 21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결코 공정한 공천룰을 만들 수 없다.

    이번에 비대위에 참가하는 분들은 오로지 당을 위해 '총선 출마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철저한 자기 희생과 헌신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혁신과 개혁의 큰 방향은 정해졌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희화적인 모습은 당을 위해 결코 이롭지 않다.

    '보수와 당의 나아갈 길'에 대해 치열하고 뜨겁게 논쟁하고, 날카롭고 예리하게 비판하되 모두 '애정'과 '연대'에 기인한 것이어야 한다.

    지금의 보수 대위기는 어느 특정인의 책임이 아니라 비록 책임의 크기는 다를지언정 모든 보수주의자들의 공동책임이다.

    전시(戰時)에 눈앞에 있는 적군보다 무서운 건 등 뒤에서의 아군의 총질이다.

    서로 '네탓'이 아니라 '내탓'이라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어떻게든 보수와 당의 재건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당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하나'라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시대적 책무에 철저히 헌신해야 한다.

    '산업화의 땀'과 '민주화의 피'가 조화될 때 비로소 좌우 날개로 나는 새처럼 '정상적인 국가'가 된다는 점을 깊이 깨닫고 폐허속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 그렇다고 결코 실을 바늘 허리에 꿰는 조급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 무너진 보수를 재건할 수 있는 천하의 묘수는 결코 없다.

    길게 호흡하면서 참회하고, 혁신하고, 실력 있는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언제가는 갈기갈기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있는 보수 세력들을 총선 전 '빅 텐트'로 모아 통합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열광과 환멸의 주기는 지극히 짧으며, 천심인 민심은 결코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대변화에 유연하며, 단결되어 있고, 유능한 통치력을 발휘할 때 보수의 봄은 반드시 다시 온다.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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