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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북한①] “비자유주의, 중동서 확산…김정은에 잘못된 시그널”


입력 2018.07.17 00:00 수정 2018.07.17 06:04        이배운 기자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센터장 인터뷰

이란 중심의 비자유주의 패권 공고해져

힘 실리는 北김정은 독재…비핵화 악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센터장 인터뷰
이란 중심의 비자유주의 패권 공고해져
힘 실리는 北김정은 독재…비핵화 악재


“요즘 중동정세요? 암담하죠”

현 중동 정세를 간략하게 규정해달라는 요청에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중동지역의 비자유주의 확산과 약화된 국제규범은 한반도 평화에도 먹구름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었다.

장지향 센터장은 “미국, 유럽 등 서방세계는 자유민주 정신이 후퇴한다고 해도 인권·법치·국제규범을 지키려는 선이 있다”며 “그러나 중동은 국제규범에 굉장히 어긋나있고 자유주의 자체를 반대하는 나라들이 더욱 강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을 계기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8년째 진행 중이다. 미국은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지만, 이란과 러시아는 2대 세습독재정권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부군을 적극 지원하며 전쟁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 혼란한 틈을 타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이슬람국가)가 등장한 것이다. 아사드 정권과 대결에 집중하던 미국은 ISIS의 테러 공포가 국제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병력을 돌렸고 이는 아사드 독재정권의 ‘어부지리’로 이어졌다.

장 센터장은 “ISIS는 격퇴했지만 그동안 아사드 정권이 중동 정세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며 “이란을 중심으로 한 비자유주의가 수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굳어져 시리아·레바논·이라크·예멘의 강고한 패권이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자유주의 질서에 맞서는 이유는 단지 독재자 개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슬람 종교는 독재의 목적이 아닌 독재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 지역의 비자유주의 확산에는 북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사용한 화학무기의 원료는 북한에서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고, 예맨 내전에서는 북한제 미사일 잔해가 발견되고 있다. 이란으로 흘러 들어간 북한의 불법 무기가 비자유주의 독재 정부에 분배되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북한의 절친이 시리아 정부랑 이란인데 이 두나라는 중동을 비자유주의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비자유주의 세력들은 서로간의 유대와 커넥션이 매우 뛰어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중동지역 및 국제사회에 비자유주의가 확산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자유 독재체제 유지에 자신감을 얻으면서 주민 인권 탄압을 지속하고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아사드 독재 정권이 민주화 바람과 8년의 내전 끝에 살아남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본인이 국제적으로 고립됐다고 느꼈지만 ‘시간은 나의 편이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해서는 중·러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중동 지역에서 비자유주의 입지를 강화한 두 나라가 국제규범의 압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아사드 독재 정권을 비호하는 중국·러시아가 김정은 독재 정권을 비호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결국 국제사회는 자유주의와 비자유주의 세력이 대결하는 중이고 대결 국면이 표면화돼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중동이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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