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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구원 투수, 판 할 어떨까


입력 2018.07.05 10:30 수정 2018.07.05 10:3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축구협회, 신태용 감독 유임 여부 논의

외국인 감독이라면 루이스 판 할 제격

맨유 감독직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판 할 감독. ⓒ 게티이미지 맨유 감독직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판 할 감독. ⓒ 게티이미지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날이 밝았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오후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 회의를 통해 2018 러시아 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던 신태용 감독의 유임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1년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 감독과의 계약기간은 오는 7월에 끝난다. 하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 사실상 계약이 끝났고, 이에 축구협회는 연임 여부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많은 관계자들은 신 감독의 유임 가능성에 대해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여러 차례 경솔한 발언을 비롯해 월드컵 본선과 같은 실전 무대서 전술상의 패착이 드러나는 등 경험 부족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만약 감독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새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 쪽으로 가야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 병폐인 학연과 지연 등 이른바 ‘인맥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대표팀을 맡았던 외국인 감독들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왔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선임되고 나서 이정협이라는 깜짝 스타가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최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 명장인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 큰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축구협회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협회 측은 현재 수많은 외국인 감독들의 이력서가 전달되고 있으며 스콜라리 역시 그 중 하나라는 것. 무엇보다 스콜라리 측은 몸값 불리기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실제 스콜라리 감독이 맡는다 하더라도 그가 제대로 소방수 역할을 해낼지도 의문이다. 스콜라리 감독은 선수들 훈련에 자율권을 부과하는가 하면 수비 지향적인 전술의 사령탑이라 한국 축구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오히려 좋은 인연을 맺었던 네덜란드 출신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대표팀은 거스 히딩크를 시작으로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등 이른바 ‘오렌지 커넥션’을 구축해왔다.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 중 현재 일자리가 없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적임자라는 평도 있다. 판 할 감독은 201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복귀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판 할 감독은 과거 아약스를 비롯해 FC 바르셀로나, AZ 알크마르, 바이에른 뮌헨 등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4강까지 올려놓은 혁혁한 공이 있다. 비록 맨유에서는 실패로 귀결됐지만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현장에 복귀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판 할의 선수 고르는 안목은 최상급이다. ⓒ 게티이미지 판 할의 선수 고르는 안목은 최상급이다. ⓒ 게티이미지

판 할 감독의 최대 장점은 역시나 새 얼굴 발굴이다.

아약스에서는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클라렌스 세도르프, 에드윈 반 데 사르를 키워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카를레스 푸욜과 사비 에르난데스, 뮌헨에서는 토마스 뮐러 등이 판 할의 조련을 거쳐 세계적 선수로 거듭났다.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하는 안목도 뛰어나다. 그는 뮌헨에서 유망주 윙어였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시켰고, 이 결정은 판 할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평가도니다.

물론 단점도 분명하다. 선수들과의 소통에서 수차례 불협화음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권위적이고 독단적이라는 혹평도 뒤따르고 있다. 또한 언론과의 마찰도 제법 심한 편이라 한국 문화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분명한 점은,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판 할이 적임자일 수 있다. 과연 축구협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감독선임 소위원회 회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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