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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일본, 한국과 달랐던 색깔 고수


입력 2018.07.03 06:27 수정 2018.07.03 06: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통한의 역전패

상대 가리지 않고 특유의 점유율 축구

경기 후 벨기에 주장 에덴 아자르가 가가와 신지를 위로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경기 후 벨기에 주장 에덴 아자르가 가가와 신지를 위로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던 일본 축구가 벨기에 역습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은 3일(한국시각),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2-3 패했다.

이로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올랐던 일본은 눈앞으로 다가왔었던 사상 첫 8강 진출이 무산되며 짐을 꾸리게 됐다. 반면, 2개 대회 연속 8강에 오른 벨기에는 멕시코를 꺾고 올라온 브라질과 만난다.

이번 대회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 명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승자는 벨기에였지만 일본 역시 주인공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전반 내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탐색전을 벌인 일본은 후반 들어 약점을 간파라도 했듯 벨기에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특히 벨기에의 쓰리백은 측면 공격을 강화한 일본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결국 후반 초반 일본이 예상을 깨고 연속 득점에 성공, 벨기에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시간만 잘 보낸다면 일본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8강이 가시권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점유율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한 벨기에도 가만있지 않았다.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 높이와 힘 싸움 쪽을 택했고 교체카드가 큰 빛을 발하며 역전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벨기에가 뽑아낸 3골 중 2골은 후반 중반 들어온 펠라이니와 나세르 샤들리에 의해 만들어졌다.

비록 탈락했지만 일본 축구는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위로를 받아도 손색이 없었던 월드컵 4경기였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열세가 크게 두드러진 대회였다. 아시아를 대표해 도전장을 던진 5개국 중 무려 4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폴란드, 콜롬비아, 세네갈 등 소위 8강급 전력의 팀들과 한 조에 속했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았고 자신들만의 색깔을 고수하면서 조 2위(1승 1무 1패)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일본 특유의 점유율 축구가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이 입증된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간결한 패스에 이은 순간적인 침투가 장점인 일본은 이 무기를 가지고 4경기를 치렀고, 총 6골을 뽑아내면서 큰 재미를 봤다.

지역 라이벌인 한국과의 비교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자신들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16강 진출의 성과를 낸 반면, 한국은 조별리그 내내 상대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승산이 있다고 평가된 스웨덴, 멕시코전에서는 기본기가 의심될 만한 실수들이 잦았고 결국 치명상이 되어 돌아와 탈락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말았다.

이와 달리 일본은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이렇다 할 실수가 없었다. 3골을 내주긴 했지만 모두 상대의 장점이 극대화됐을 뿐, 일본 수비수들을 지적하기에는 무리인 장면들이었다. 일본의 성공으로 한국 축구가 떠안게 될 숙제 역시 만만치 않은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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