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핵무기 숨기려는 北…후속협상 최우선 과제는?


입력 2018.07.02 20:00 수정 2018.07.02 17:10        이배운 기자

北 핵탄두 소형화·보관·은폐 능력 갖춰

선반출, 임의 사찰로 합의 번복 차단해야

北 핵탄두 소형화·보관·은폐 능력 갖춰
선반출, 임의 사찰로 합의 번복 차단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북한이 핵무기 및 관련 시설을 은폐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숨길 의도와 그것을 이행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하며 후속 핵협상에서 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의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미국이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핵탄두와 핵시설의 규모를 속여서 보고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NBC방송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북미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은 핵무기 제작을 위한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탄도미사일 공장 현장시찰 도중 소형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탄도미사일 공장 현장시찰 도중 소형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중량이 500㎏ 이하로 충분한 소형화가 이뤄졌으며 이를 보관하고 은폐하는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핵무기를 은닉할 수 있어 당초 완전한 비핵화 달성은 북한의 선의에 달렸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6.25 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핵 연구에 매진해왔다. 핵무기를 생산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고도화 돼 있고 시설 규모도 광범위한 탓에 핵 기술이 초보적인 수준에 그쳤던 리비아·우크라이나의 비핵화 사례를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땅의 80%는 산악지대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할 곳이 많고, 북한은 미국의 인공위성을 피해 은폐하는 기술을 키워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핵 시설 폐기 과정을 북한의 말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은 핵무기를 숨길 자신이 있고, 미국은 숨긴 무기를 찾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라고 꼬집으며 “향후 국제정세가 급변하면 북한은 숨겨둔 핵무력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및 관련시설을 남김없이 처리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북미 후속 핵협상에서 핵 선반출 및 무작위 시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핵 선반출 합의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내는데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핵 선반출 합의가 이뤄지면 대북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핵무기와 핵물질을 점점 줄여나갈 수 있어 북한의 합의 번복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의 핵무기를 넘겨받은 미국은 정밀 분석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기술력 및 생산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핵무기 관련 의심 시설에 대한 무작위 사찰 합의도 필수 합의사항으로 꼽힌다. 향후 북측이 국제원자력기구 시찰단에 ‘우리 내부를 무슨 권한으로 보냐’며 일부 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면서 핵탄두를 은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내 의심 가는 시설을 모두 무작위로 사찰할 수 있도록 합의가 맺어지면 향후 핵 발각 가능성에 부담을 느끼는 북한이 일부 핵무기 및 시설을 누락하지 않고 성실한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