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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GK 조현우에게는 좁은문


입력 2018.07.01 18:32 수정 2018.07.02 15: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병역 특례 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절실

손흥민 한 자리 확실시..조현우 합류 여부 물음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3개의 슈팅을 막아낸 조현우는 해외 언론들이 선정하는 조별리그 베스트11의 골키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연합뉴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3개의 슈팅을 막아낸 조현우는 해외 언론들이 선정하는 조별리그 베스트11의 골키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연합뉴스

‘대헤아’ 조현우(27·대구FC)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될 정도로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

신태용호에 승선해 러시아에 갈 때까지만 해도 조현우는 K리그 클래식 최하위, 가장 많은 실점을 한 팀의 골키퍼였다. 개인 기량은 월드컵 전에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지만 소속팀 성적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 주목을 받기 어려웠다.

그랬던 조현우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일약 스타가 됐다. 매 경기 혀를 내두르게 하는 선방으로 한국의 대패를 막거나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3개의 슈팅을 막아낸 조현우는 해외 언론들이 선정하는 조별리그 베스트11의 골키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런 활약을 펼치다보니 숱한 비난이 쏟아졌던 조별리그 초반에도 조현우 만큼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이제는 해외 언론들도 조현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조현우가 병역 문제를 안고 있다는 보도까지 내놓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조현우는 한국의 데 헤아다. 실제 데 헤아의 비디오를 많이 참조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본의 영입 제의도 있지만, 이제 그에게 유럽행 길이 열렸다”고 달라진 조현우 위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28세 전에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의 기량은 인정하지만 병역 문제로 인해 그의 유럽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언젠가는 유럽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밝힌 조현우는 올해 말 상무에 입대해 선수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팬들은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참 가치가 올라갈 때, 병역 문제로 앞길이 막히는 것에 가슴을 친 축구팬들은 청와대에 “군대 빼줘라!”는 청원까지 넣고 있다.

청원으로는 될 수 없지만 떳떳하게 병역 특례를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하면 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골키퍼 김승규가 와일드카드로 뛰며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조현우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병역 문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아시안 게임이라는 큰 무대가 있는데 기회가 되면 손흥민과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것이 또 하나의 꿈”이라며 내심 기대했다.

조현우. MBC 방송화면 캡처 조현우. MBC 방송화면 캡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월드컵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수문장으로 우뚝 섰지만 골문은 그리 넓지 않다. 23세 이하가 출전하는 2018 아시안게임 축구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은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는 것이다. 3장에 불과하다. 1장은 손흥민(토트넘)이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공격력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2골을 터뜨리며 가치를 입증했다.

김학범 감독도 “와일드카드로서 손흥민은 말할 필요가 없는 선수”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EPL 소속팀 토트넘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병역 특례를 받아 군대 문제를 해결한다면 2020년까지 손흥민과 계약한 토트넘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손흥민을 제외하고도 2장의 와일드카드는 있다. 조현우의 기량은 검증을 받았지만 대표팀에서 볼 때 와일드카드는 취약한 부분을 메우는 도구다.

현재로서는 송범근(전북)-강현무(포항)가 잘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골키퍼로 와일드카드를 쓸 필요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좌우 측면 수비수 보강이나 공격력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와일드카드를 골키퍼로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조현우가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을 본 김학범 감독도 조현우를 그대로 흘려보내기는 어렵다. 조현우에게도 분명 합류 가능성은 있다. 단지 팀 전력상 가장 적합한 와일드카드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조현우가 합류해도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병역 특례에 관해서는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월드컵 본선 엔트리(23명) 보다 3명 적은 20명으로 채워질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7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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