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는 유시민 눈독 들이는 곳 한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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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다는 유시민 눈독 들이는 곳 한둘일까
    <하재근의 닭치고tv>종편은 종편대로, 지상파는 지상파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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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6-30 07:52
    하재근 문화평론가
    ▲ 유시민 작가가 JTBC '썰전'을 떠난다.ⓒJTBC

    유시민이 JTBC '썰전‘에서 하차 선언을 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파문이 일었다. 유시민은 정치에서 멀어지기 위해 정치비평을 그만 두겠다고 했는데, 젊은 네티즌들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정치비평을 계속 하든지, 아니면 아예 정계복귀해 ’선수‘로 뛸 것을 요구한다. 유시민이 아무리 정치에서 멀어지려고 해도 ’운명‘이 그를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도 나온다. 그만큼 유시민에 대한 애착과 기대가 크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유시민의 인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 젊은 네티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친 서민 개혁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시민은 과거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 할 정도로 노 전 대통령과 관련이 깊었다. 또,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기득권을 누렸다기보다는 여전히 도전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유시민의 인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JTBC ‘썰전’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썰전’은 처음에 이철희와 강용석의 격돌로 인기를 끌었다. 다른 사람으로 개편될 때 과연 대체가 가능할지에 회의적인 전망이 있었는데, 유시민과 전원책이 더 큰 성공을 이뤄냈다.

    이들로 교체된 후 마침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최순실 정국, 촛불집회, 탄핵, 대선, 남북대화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규모의 격랑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특히 그동안 정치에 관심을 끊었던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들은 복잡한 정국을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지향점을 설정해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기존 뉴스는 젊은 네티즌이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능 ‘썰전’과 ‘썰전’ 출연자인 유시민이 그 수요를 감당했다. 이래서 유시민이 젊은 네티즌의 정치적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유시민은 달변이다. 거기에 내공이 있다. 정당창당, 국회의원, 장관 등을 모두 경험했고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사회과학적 소양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슈를 설명할 수 있었다. tvN ‘알쓸신잡’을 통해 유시민의 잡학다식이 드러나면서 더욱 그를 둘러싼 아우라가 강해졌다.

    마침 젊은 네티즌이 진보적 관점의 지식인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 자기계발 멘토 전성시대가 잦아들면서 인문지식인 멘토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다채널 경쟁 환경에서 방송사들도 지식인 출연자를 찾게 됐다. 유시민이 달변, 내공, 개혁적 이미지를 갖춘 준비된 방송인이었다.

    젊은 네티즌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사프로그램을 찾아보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들을 대변해줄 사람을 원하게 됐다. 아예 관심이 없을 때는 어느 패널이 나오든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일단 관심이 생기자 속 시원하게 말해줄 대변자가 필요해진 것이다. 바로 유시민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면서 더욱 젊은 네티즌의 신망이 커졌다.

    유시민이 보여주는 친근하고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모습이, 요즘 젊은이들이 ‘극혐’하는 ‘꼰대’ 이미지가 아닌 멘토 이미지이기 때문에 인기가 더 커졌다. 유시민은 과거 날카롭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타일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상대의 말을 일단 받아주는 포용력 있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이런 것도 젊은 대중이 그를 더욱 신뢰하게 한 요인이다.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리더십의 이미지로 비쳤기 때문에 유시민에게 정치지도자로 복귀하라는 요구도 많이 나온다.

    유시민은 정치비평을 그만 둔다고 했지만 네티즌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그렇다면 방송사들도 그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종편은 종편대로, 이제 다시 새출발하는 지상파는 지상파대로 사활을 건 경쟁이 이어진다. 어느 쪽이든 유시민을 필요로 한다. 정권 초기 여야 격돌이 지방선거를 분기점으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총선 전에 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올 것이다. 그때 방송사들의 경쟁 속에서 유시민이 다시 등판할 수도 있겠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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