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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정신 망각’ 일본…2006 한국과 다른 이유


입력 2018.06.29 16:46 수정 2018.07.01 07: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폴란드에 0-1 패했지만 페어플레이에 따라 2위

경기 막판 공 돌리는 등 관중들로부터 거센 야유

일본 축구가 노골적인 공 돌리기로 빈축을 사고 있다. ⓒ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가 노골적인 공 돌리기로 빈축을 사고 있다. ⓒ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가 월드컵 역사에 남을 ‘졸전’으로 세계 축구계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은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와의 경기서 0-1 패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16강행을 확정했다. 일본은 조별리그 최종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 콜롬비아에 패한 세네갈과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조 2위에 올라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 낮은 경기였다. 일본은 후반 1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베드나레크에게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만약 패한다면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앞서가며 3위로 처졌던 일본이 2위로 올라섰다. 경기가 그대로 끝났고, 세네갈과 다득점까지 동률이었던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손에 잡았다.

축구에서 노골적으로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는 하나의 작전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한국이다.

당시 한국은 후반 들어 이천수와 안정환의 골이 연속으로 터지며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관중석으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우승한 스페인 역시 16강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 1-0 진땀승을 거뒀는데 후반 막판 특유의 ‘티키타카’ 전술로 공을 돌려 승리를 지켜낸 사례가 있다.

일본의 공 돌리기는 니시노 감독의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 게티이미지 일본의 공 돌리기는 니시노 감독의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 게티이미지

하지만 일본의 폴란드전 공 돌리기는 이들과 엄연한 차이점이 있다. 시간을 끌기 위해 공을 돌린 대부분의 팀들은 리드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즉, 승리를 위한 하나의 전술이었고, 공을 빼앗기 위한 상대 압박을 뿌리쳤다.

반면, 일본은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을 돌렸다. 상대인 폴란드는 이미 16강 진출이 무산됐고, 리드를 잡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달려들 이유가 없었다.

결국 일본은 자신들의 의지로 16강 티켓을 따내는 것이 아닌 타 팀(콜롬비아-세네갈) 경기에 운명을 맡겼다. 이는 경기 포기와 다름없으며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이기도 했다. 경기장의 팬들이 거센 야유를 퍼부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본의 16강 진출은 월드컵 역사상 손에 꼽을 ‘추한 성과’로 기억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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