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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길을 묻다] 자유한국당 인적청산 칼자루, ‘누가’ 쥐나


입력 2018.06.25 00:00 수정 2018.06.25 05:57        황정민 기자

계파 갈등 점입가경, 중심에 21대 총선 공천권

비대위, 당 수술 한계…끝날 것 같지 않는 싸움

계파 갈등 점입가경, 중심에 21대 총선 공천권
비대위, 당 수술 한계…끝날 것 같지 않는 싸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 참패 후 내홍에 휩싸였다. 홍준표 대표가 물러나자 한국당에 잠재해있던 계파 싸움이 본격화됐다. 바른정당 복당파와 친박(親박근혜)계는 물론, 전·현직 당협위원장들까지 서로를 향해 사퇴와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갈등의 중심에는 21대 총선이 있다는 분석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두고 벌어지는 전초전이라는 것이다.

복당파발(發) 계파 갈등

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계파 싸움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발단은 복당파 박성중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였다. 지난 19일 언론에 포착된 박 의원 메모에는 “친박 핵심 모인다”며 서청원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 김진태·박명재·정종섭 의원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또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는 문구가 차례로 기입됐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복당파 안에서 나왔다. 누가 이야기를 할 때 간단히 요지만 적은 것이다. (복당파 모임은) 길게 했다”고 했다. 실제로 복당파 의원들 간의 모임이 있었고, 한 복당파 의원이 이 같은 당내 계파 대립구도에 대한 발언을 했다는 의미다. 복당파인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도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다”고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위해 발언석으로 이동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위해 발언석으로 이동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박 “복당파, 당권 잡을 생각만해…김성태 사퇴하라”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박 의원의 휴대폰 메모로 (복당파의)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 와중에도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모임에 김성태 권한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종섭 의원은 “10년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을 팔아 정치한 사람이 많다. 우리 당에 비박도 그렇고 다 박근혜 이름 팔아 정치했다. 패거리 정치에 책임 있는 모든 사람이 물러나야 한다”며 공동책임론을 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일부가 주축인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도 갈등에 가세했다. 재건비상행동은 24일 김성태 권한대행을 비롯해 김무성·최경환·이주영·윤상현 의원 등 정풍운동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끝날 것 같지 않는 싸움

이처럼 한국당 내 ‘밥그릇 싸움’은 2020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맞닿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홍준표 전 대표의 잔여임기인 2019년 7월 이후 선출되는 당 대표가 21대 총선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국당은 당분간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인적청산을 비롯한 당 재건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은 인적청산의 핵심인 공천권 행사와 무관해 당 수술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정도는 내홍과 집안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형식적 비대위 구성으로 무슨 혁신안을 낼 수 있겠느냐. 인물이 바뀌지 않는 한 얼굴의 분칠”이라고 했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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