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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김정은 웃는 사진 집중보도…노련한 지도자 이미지 구축 포석


입력 2018.06.24 05:00 수정 2018.06.24 08:09        이배운 기자

당·매체 선전계획 반영…자질부족 우려 불식

‘신비주의’ 김정일과 차별화된 스타일 확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크게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크게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당·매체 선전계획 반영…자질부족 우려 불식
‘신비주의’ 김정일과 차별화된 스타일 확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계기로 광폭 외교행보를 펼치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크게 웃는 사진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들과 외교전을 펼치면서도 여유 있고 노련한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해 통치에 안정감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맨 위 사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하며 웃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맨 위 사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하며 웃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개월간 김 위원장이 각종 회담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담으면서 양측 정상이 크게 웃는 사진을 빠트리지 않고 보도했다. 연출 사진이 아니다.

이는 당과 매체의 철저한 선전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매체들은 정보전달이나 비판 기능보다 당과 정권의 선전선동 수단으로 주로 사용된다.

특히 내용면에서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찬양을 비롯한 선동기사들이 집중적으로 게재되며 당에서 하달하는 선전선동 기준에 맞춰 엄격한 사전 검열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주변 강대국 정상들과 외교를 벌이면서도 크게 웃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연륜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내부 우려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현대 비왕정 체제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3대 세습으로 27세의 젊은 나이에 권좌에 올랐다. 현재 나이(34세)를 감안해도 세계 정상 중에서는 상당히 젊은 편에 속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잔혹한 숙청을 벌여 주민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후 인간적인 면모를 선전하는데 주력했다”며 “신비주의를 유지했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개방적인 통치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다만 김 위원장이 외교 전면에 나서면서 세계 정상에 위축되지 않는 노련함과 허를 찌르는 유머감각을 선보였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진행된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가질 때 “악수만 가지고 박수를 받으니까 쑥스럽다”고 말한 뒤 취재진에게 “잘 연출됐습니까”라고 물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또 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가 “아 멀다고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자책을 덧붙여 자리에 있던 이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문 대통령이 화답사 도중 꺼낸 “10년 동안 못 다한 말들, 충분히 나눠보자”는 말에 여유 있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굉장히 영리하게 협상에 임해줬다. 굉장히 재능이 많은 사람이다”고 띄어줬고, 블리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위원장은 상황판단이 빠르고 성숙한 정치인”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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